외로움 노린 상품, 잘 나가네

'외로움을 공략하라'.

최근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1인 가구까지 늘어나면서 이들 '소수가족'을 겨냥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인 애완동물 관련 산업, 실버 도우미 산업, 1인을 겨냥한 맞춤 여행 산업 등 혼자 살거나, 홀로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을 위한 상품들이 크게 늘었다.

대표적인 것이 애견 업계. 애견 사료를 비롯해 패션 등 각종용품, 호텔 등 서비스까지 관련 시장 규모만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는 집계하고 있다. 10년 전 1조원 시장을 돌파한 이후 2배로 성장한 것이다. 고가 명품 브랜드까지 애견 시장에 뛰어들었다. 프랑스 명품 가방 브랜드 고야드에선 얼마 전 220만원짜리 여행용 개밥그릇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 브랜드의 애견용 식기는 158만원에서 198만원이나 하지만 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37%나 매출이 올랐다.

'나홀로 여행'족은 전체 여행객 10명 중 3명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16일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2009년 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최근 3년간 해외여행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자유여행객 중 1인 여행객 비중이 평균 33%를 차지했다. 1인 여행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유럽 여행 상품에서도 '한인 민박 3박 포함' 조건을 내건 상품도 있다. 일본 지역의 경우 '캡슐 호텔'이라 불리는 1인용 숙박 시설이 인기다. 1박 기준 5만원대로 민박과 비슷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한 1인실 호텔 게스트하우스다. 인터파크 남창임 차장은 "중저가 항공도 늘고 1인 여행족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1인 여행객은 3년 이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백화점의 구성 형태도 변형시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인 고객을 잡기 위해 백화점 지하 식품관 내 푸드코트를 '공동식사 형태'에서 전체 규모의 40% 이상을 '바(bar)'처럼 혼자 식사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었다. '바' 형태로 바꾼 뒤로 매출도 40% 이상 늘었다.

현재 일본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실버 도우미나 독거노인을 위한 도시락 전문 배달, 독신을 위한 쇼핑몰 등도 최근 국내에서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실버 도우미의 경우 20여곳 업체가 성업 중이다. 전화 한 통화면 5000원에서 2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음식 배달' 등 각종 잔심부름을 해주는 일명 '해주세요' 업체도 10여개가 등장했다.

FC창업 연구소 강병오 소장은 "과거 '가사 도우미' 전문 업체들이 최근에는 '실버 도우미' 전문으로 바뀌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1인 가구를 위한 배달업은 각종 서비스 업종 중 앞으로 10년 뒤 가장 각광받을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