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분쟁 終熄

〈제11보〉(160~178)=이창호의 바둑연표(年表)에서 올해는 특별한 1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데뷔 직후를 빼곤 생전 처음 국제대회 예선을, 그것도 세 차례나 경험했다. 무관(無冠) 전락과 함께 랭킹이 내려가면서 벌어진 일. 그나마 예선을 뚫은 것은 LG배뿐이었다. 삼성화재배는 와일드카드를 받아 16년 개근을 지속했지만 후지쓰배에선 18년 만에 본선 대진표에서 제외됐다. 이창호가 만약 LG배 정상에 복귀한다면 전성기 때 우승컵 하나 보태던 것과는 전혀 다른 감동적 장면이 될 것 같다.

160을 두지 않으면 참고1도 7까지가 외길인데 A와 B가 맞보기여서 우측 백 8점은 무조건 잡힌다. 지난 보(譜)에서 흑이 ▲로 이어간 것은 우중앙 백 8점보다 상중앙 흑돌들이 훨씬 크기 때문. 주요 분쟁지역들이 정리되면서 끝내기에 돌입한다. 161, 163은 좋은 맥점. 164로 참고2도 1에 막았다간 4까지 파탄이다.

169는 반상(盤上) 최대. 백이 두면 선수(先手) 7집이고, 그걸 흑이 두었으니 역끝내기 7집짜리다. 176을 선수한 백이 '가'가 아닌 178쪽에서 단수를 쳤다. 흑은 한 집이 아쉬운 상황인데 여기서 '가'로 이을 수 있을까,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