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지명 분쟁 해결 위한 새 결의안 추진"

"1760년 대영제국이 지명의 글로벌 표준화를 위해 만든 지도에는 동해가 한국해(Sea of Corea)로 적혀 있다. 일본해보다 동해 표기가 더 먼저 대세였다."(김신 경희대 교수)

18일부터 사흘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동해 지명과 바다 명칭에 관한 국제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 학자들은 설전을 벌였다.<사진>

한국은 2000년 전부터 불러온 '동해'(East Sea)와 일본해를 병기(倂記)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일본은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을 제외한 10개국 20여명의 지명·지리학 전문가는 대부분 한국 손을 들어줬다. 폴 우드먼 전 영국지명위원회 사무총장은 "국제수로기구가 처음으로 동해를 일본해로 규정한 1929년 당시 한국은 일본에 강점당한 상태였다"고 했다. 2009년 오스트리아가 동해·일본해 병기 원칙을 밝힌 데 이어 지난해 헝가리도 같은 방침을 정했다. 장동희 국제표기명칭대사는 "식민지 경험을 가진 아랍권도 병기안을 지지한다"고 했다.

1977년 유엔은 지명에 관해 이렇게 결의했다.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 지리적 실체를 공유하는 국가가 1개의 이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각각의 이름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동해는 여기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유엔지명전문가그룹은 새 결의안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힘 아투이 유엔지명전문가그룹의 부의장은 "당시 결의안은 주로 육상 분쟁 해결이 목적이었다"며 "동해·일본해를 포함한 해양 지명 분쟁 해결을 위해 세부 내용을 담은 새 결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미국과 영국이 국제수로기구에 일본해 단독 표기 지지 서한을 보냈다'는 보도와 관련, 박노형 동해연구회장(고려대 교수)은 "사실 관계가 다소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IHO가 동해 표기에 관한 대안 검토 과정에서 지도 본문에는 일본해라고 단독 표기하고 동해를 대안 명칭으로 부록에 수록하는 방식을 놓고 27개 실무그룹 회원국을 상대로 의견 수렴에 나섰는데 미국과 영국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일 뿐, 일본을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