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때보다 2배 불어난 日시위대, 일장기 행진

◆반한류 시위는 찻잔 속의 태풍

시위 주최 단체는 후지TV에 광고하는 기업체 제품 불매 운동도 벌이고 있지만, 일본의 한류 인기를 감안하면 이들의 데모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전망이다. 반한류 시위에도 한국 아이돌 그룹이 주요 인기 순위 차트를 석권하고 있다. 과거 '겨울연가'가 인기를 끌 때만 해도 '아줌마 팬'이 주류였다면 최근 한류는 드라마에서 K-POP으로 확산됐으며 연령층도 초등학생으로까지 넓어졌다. 한류 스타가 국민 스타를 방불케 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후지TV뿐만 아니라 NHK·TBS 등 다른 방송들도 한류스타 모시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극우파의 견제

제2의 한류 붐이 불면서 편의점에 한류 스타 기념상품이 판매되고 갤럭시 등 한국 제품도 인기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한류스타가 등장하는 CF도 급증하고 있으며 아예 일본 시장만을 목적으로 데뷔하는 K-POP 그룹까지 등장했다. 한류가 일본인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자 극우파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 시위가 시민단체들이 총출동한 '반원전 시위'에 맞먹을 정도의 대규모로 이뤄진 것은 극우단체가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받을 줄 몰랐다."

21일 도쿄 후지TV 앞 반한류(反韓流) 시위에 6000여명이 참가하자, 시위 주최 측조차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열린 반원전 시위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참가했기 때문이다.

이날 시위대는 400명씩 조를 이뤄 "우리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싶지 않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극우 성향의 케이블 방송 '채널사쿠라'는 4시간 이상 진행된 이날 집회를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 인터넷 중계의 시청 건수도 4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후지TV 항의 데모 실행위원회'는 지난 7일의 1차 시위와 달리, 경찰로부터 집회 허가를 받고 인터넷 등을 통해 "한류가 일본 문화를 죽인다"는 식의 자극적 논리를 동원, 조직적으로 시위 참가자를 모아왔다. 시위 주최 단체는 1차 시위에 2500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명분은 후지TV의 한류 편파방송

시위 주최 단체는 반한류나 반한(反韓) 시위가 아닌 후지TV의 편중 방송에 대한 항의라고 주장했다. 한국 드라마 방송 시간은 후지TV가 월 40시간으로, NHK(4시간), TBS(20시간)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것. 또 후지TV는 뉴스 등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K-POP(한국가요)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한류의 인기를 과장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2차례 시위로까지 이어진 직접적인 계기는 배우인 다카오카 소스케(高岡蒼甫·29)가 지난달 23일 트위터에 후지TV를 '한류 편중'이라고 비판한 것 때문에 소속사에서 해고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이다.

우익은 한 번도 일본을 지배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