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 부동산 시장에 '세컨드 하우스' 열풍이 불고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와 함께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되면서 올림픽 주경기장이 들어서는 강원도 평창과 빙상경기장·선수촌 등이 지어지는 강릉 일대에 일반 주택을 별장이나 리조트처럼 활용하려는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강원도 강릉에 있는 '교동 롯데캐슬'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이날 하루 20여명의 투자자들이 찾아왔다. 강릉이나 속초 등지로 여행 온 피서객들이 휴양지에 별장을 하나 마련할 생각으로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러 온 것이다. 롯데건설 박정훈 분양팀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하루에 문의 전화가 4~5통에 불과했는데 여름휴가철이 시작되고 나서는 20통 넘게 늘었다"며 "이 상담 전화의 70% 이상이 서울에서 걸려온다"고 말했다.
실제 올 들어 계약이 맺어진 미분양 아파트의 절반 이상을 서울을 비롯한 외지인이 사들였다. 3주 전 '롯데 캐슬' 160㎡(48평형)를 구입한 박모(64·서울 서초구)씨는 "은퇴 후 가족과 바닷가에서 여가를 보내려고 장만했다"며 "한 달에 열흘 정도는 이곳에서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창 일대도 '세컨드 하우스'를 찾아 나선 투자자들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올 초 2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평창의 메이힐스 아파트(107㎡)는 최근 들어 3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인근의 알펜로제 아파트(72㎡) 가격도 같은 기간 1억1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평창의 Y 부동산중개소 이모(62) 사장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아파트 등 일반 주택만 10건 정도 거래됐다"며 "별장치고는 아직 가격이 저렴한 데다 겨울에는 스키 관광객을 대상으로 임대 수익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강원도 일대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미분양 아파트는 줄고 땅값은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강원도의 미분양 아파트 수는 6월 말 현재 3214가구로 올해 초(3837가구)보다 16%(623가구)나 줄었다. 반면 지난달 강원도 평창 땅값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0.86%)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가를 보내기 위해서라기보다 단기 수익을 얻기 위해 '세컨드 하우스'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스트알' 김우희 대표는 "세컨드 하우스는 경치 등 주변 여건도 중요하지만 주택 관리가 쉽고 교통 접근도 좋아야 한다"며 "강원도의 경우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만큼 가격 부분도 신중하게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
주말이나 휴가 때 도시 근교나 지방에서 여가를 보내기 위해 장만한 레저용 주택. 예전엔 전원주택·콘도미니엄·골프빌리지 등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엔 일반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세컨드 하우스로 장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