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새벽(리비아 반군 작전명), 날개 단 건설·해운·항공株

◆유가 안정 기대에 항공·해운주 강세

리비아 사태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소식에 항공주와 해운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진해운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한해운과 STX팬오션은 각각 10.8%, 6.7% 올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상승했다.

리비아 불안이 진정되고 원유 공급이 재개되면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유가가 하락하면 항공과 해운 업체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SK증권의 복진만 애널리스트는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부담이 완화되며 해운주가 다소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리비아의 민주화 혁명이 성공하며 브렌트유(油) 가격 하락세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박상현 애널리스트는 "리비아 내전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리비아 원유 생산과 수출이 일부 재개될 수 있다"며 "내전이 종결되면 하루 생산량 15만배럴 수준(7월 기준)으로 급감한 리비아 내 원유 생산이 2~3개월 안에 50만배럴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제7위 산유국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의 2%를 차지한다. 지난 2월 중순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브렌트유는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며 4월 배럴당 12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6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비축유를 긴급 방출하고, 최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브렌트유 가격은 100달러 선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리비아 원유 생산이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원유 컨설턴트 업체 PFC 에너지는 "적어도 2013년이 돼야 리비아의 원유 생산 능력이 내전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42년간 이어진 리비아 철권통치가 무너지며 '인어의 새벽(리비아 반군 작전명)'을 맞은 23일,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건설주가 크게 상승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정정 불안으로 중단되거나 미뤄졌던 건설 공사가 재개되면 국내 건설업체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리비아에서 원유 공급이 재개되면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에 항공주와 해운주도 급등했다. 이 건설·해운·항공주는 지난 2월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며 크게 떨어져 있었다.

◆건설주, 리비아 재건과 신규 수주 기대

이날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각각 10% 가까이 올랐다. 해외 플랜트 사업 비중이 높은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도 상승했다.

22일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 시대'의 종언을 선언하며 지난 6개월간 이어진 리비아군과 리비아 반군의 대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건설 사업이 재개되면 국내 건설사의 수주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에 건설주가 크게 올랐다.

코트라는 이날 보고서에서 "리비아 전후(戰後) 복구 사업이 서울 수도권 신도시 3~4개를 짓는 것과 맞먹는 규모로 예상된다"며 "1200억달러의 건설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튀니지와 이집트 등 민주화 혁명을 겪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국가가 사회적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 국내 업체의 수주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실제로 건설 수주가 기업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미래에셋증권의 변성진 애널리스트는 "리비아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며 최근 3년간 수주액이 가장 많았던 현대건설(15억달러)과 대우건설(11억달러)의 수혜가 기대된다"면서도 "리비아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와도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주와 공사 회복은 내년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