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분 말고 큰 화분에… 관리 쉬운 아이비로 시작
입력 : 2011.08.25 09:03
주말에 이런 취미 어때요 ― 화초 가꾸기
꽃을 잘 가꾸는 파란 난쟁이 스머프들은 늘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다. 스트레스가 시시때때로 파도처럼 밀려올 때 책상 위 작은 화분이 큰 위로가 된다고, 베란다의 한 뼘 정원이 집 안에 싱그러운 녹색 기운을 가득 공급한다고 화초 키우기에 맛 들인 이들은 입 모아 말한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나도 ‘그린 섬(Green Thumb·식물을 잘 가꾸는 사람)’이 되어보자. 주말에 즐길 수 있는 취미로도 그만이다. 지금껏 말리거나 혹은 물을 너무 많이 줘서 떠나 보낸 화초들에 대한 아픈 기억은 안녕. 화초 키우기 분야의 파워블로거 ‘띵굴마님’ 이혜선씨에게 비법을 들었다.
Q: 내가 기르면 멀쩡한 화초도 다 죽는다. 왜 그럴까
A: 이유는 다양하다. 화초를 잘 키우려면 물, 햇빛, 그리고 놓치기 쉬운 통풍까지 신경 써야 한다. 먼저 물은 조금씩 자주 주는 것보다 한 번에 흠뻑 제대로 주는 게 좋다. 2~3일에 한 번씩 화분의 배수구멍으로 물이 흘러나올 때까지 주는 게 원칙. 물이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가스배출도 되므로 식물 성장에 도움이 된다. 언제 물을 줘야 할지 모르겠다면 화분에 나무젓가락이나 이쑤시개로 이름표를 만들어 꽂아둔다. 물주기를 잊었을 때는 이 이름표를 빼서 본다. 젓가락이나 이쑤시개 끝에 흙이 묻지 않았다면 속흙까지 말랐다는 증거다. 그때 물을 흠뻑 준다.
Q: 화초는 다 햇빛을 좋아하는가
A: 햇빛은 실내에서 식물을 키울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일 경우 유리창을 투과하지 않은 햇빛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 주로 꽃을 보기 위해 키우는 식물은 햇빛을 좋아하고, 녹색 관엽식물은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실내에서도 잘 자란다. 사무실이나 거실처럼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도 주기적으로 직접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곳에 내놓아 빛을 쬐게 하고, 창가에 둔 식물은 가끔 방향을 돌려줘야 한쪽으로만 기울어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Q: 바람이 잘 통하지 않으면 화초가 죽는다는데
A: 통풍은 초보자들이 지나치기 쉬운 요소 중 하나다. 맞바람이 통해 공기가 잘 순환될 수 있는 곳에서 식물은 잘 자란다. 베란다가 바로 그런 곳이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는 식물의 물 빠짐도 원활해 뿌리가 썩거나 짓무르는 것을 방지한다. 공기가 잘 통해 진딧물 등 벌레의 서식도 막는다.
Q: 분갈이할 때 주의할 점은
A: 너무 작은 플라스틱 화분에 담긴 화초를 사왔다면 통풍이 잘 되는 토분 등에 분갈이하는 게 좋다. 초보자는 '분갈이'라는 말에 겁을 먹지만 화초가 좀 더 넉넉한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큰 집으로 옮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분갈이할 때 흙을 너무 꾹꾹 누르지 말아야 한다. 화분에 식물을 옮겨 심은 후 흙을 눌러주면 다져진 흙으로 인해 배수(排水)가 잘 되지 않아 뿌리가 썩을 수 있다. 가볍게 화분을 바닥에 탁탁 내리치면서 흙을 여러 번 채워가는 과정을 반복하면 빈 공간 사이로 흙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Q: 비료는 어떻게 주나
A: 비료는 봄·가을에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화초나 화분 파는 곳에서 노란 액상 비료를 판매하는데, 굳이 살 필요 없이 달걀 껍데기나 커피 찌꺼기처럼 주변의 흔한 재료도 좋은 비료가 된다. 달걀 껍데기는 물에 씻어 말린 다음 곱게 빻아 화분에 고루 뿌리면 된다. 커피 전문점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커피 찌꺼기는 흙 위에 한 겹 덮듯 올려주면 된다.
Q: 베란다에 어울리는 화초는
A: 난방이 되지 않는 곳이 많으므로 추위에 강한 식물이 제격이다. 남천·아이비·민트, 사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는 제라늄 등이 생명력이 강하다.
Q: 초보자가 제라늄이나 아이비, 남천을 키울 때 주의할 점은
A: 남천은 추위에는 강하지만 햇빛과 촉촉한 흙을 좋아한다. 판매하는 분갈이용 흙을 사용하는 게 좋다. 햇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화분을 햇빛 방향으로 번갈아가며 돌려주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 아이비는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흙이 아닌 수경(水耕)재배도 가능하다. 아이비 줄기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꼬마주스병 같은 빈 유리병에 넣고 물을 붓기만 하면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란다. 제라늄은 습한 토양을 싫어하기 때문에 흙의 통기성에 신경 쓴다. 분갈이용 흙에 마사토·난석·바크·펄라이트·하이드로볼 같은 배수가 잘되는 성질을 가진 재료들을 2대 1 비율로 섞어서 분갈이를 해주면 배수가 좋아져 더 잘 자란다.
Q: 초보자도 화초를 잘 키울 수 있는 노하우는
A: 처음 화초를 키우는 사람들은 작은 화분을 많이 사지만, 작은 화분에 담긴 화초보다 조금 큰 화분에 담긴 화초가 키우기 쉽다. 앙증맞은 화분이 귀엽고 예뻐 보이지만 사실은 관리하기 더 힘들다. 화분 크기가 작으면 수분을 품고 있는 흙의 양이 적고, 그만큼 물을 보유하는 시간도 짧기 때문에 깜빡 물때를 놓쳐버리면 소생시키기 힘들다. 아이비나 민트처럼 값싼 품종이 생명력이 강하고 키우기도 쉽다.
[배워봅시다] 작은 플라스틱 화분에 담긴 화초를 사와 토분에 분갈이하기
●준비물: 화초(천사의 눈물), 꽃삽, 분갈이용 흙, 배수망, 마사토, 장식용 색돌
② 토분 바닥에 배수망을 깐다.
③ 배수를 돕는 마사토를 1㎝ 정도 넣는다.
④ 화분 크기에 따라 분갈이용 흙을 1~2㎝ 마사토 위에 덮는다.
⑤ 화초를 옮기고 분갈이용 흙을 빈틈에 채워 넣는다.
⑥ 맨 위에 장식용 색돌을 덮는다. 흙으로만 마무리해도 된다.
⑦플라스틱 화분에서 통기성 좋은 토분으로 분갈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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