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는 물병 세례에도 왔는데 한국정부에선 한명도 오지 않았다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 재평가가 있어야 한다."(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4·19혁명으로 끌어내려진 이승만 동상을 다시 세우는 것은 혁명에 대한 모독이다."(4·19 단체 회원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이 25일 서울 남산 자유총연맹 광장에서 열렸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철거된 지 51년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80) 박사 내외와 박희태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박진 한나라당 의원,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창달 자유총연맹 총재는 기념사에서 "이승만 박사의 동상 제막을 계기로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고 계승·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4·19민주혁명회와 4·19혁명희생자유족회 등 4·19 관련 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 회원 등 100여명은 자유총연맹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당장 철거하지 않으면 4·19혁명 때처럼 동상을 끌어내리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스티로폼으로 만든 이 전 대통령 동상 모형을 발로 걷어차 부쉈다. 이들은 제막식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 일부는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스티븐스 미 대사가 탄 차량을 향해 플라스틱 생수병을 집어던졌다.

자유총연맹 관계자는 "스티븐스 대사는 물병을 맞으면서까지 행사에 참석했는데, 건국 대통령 동상 제막식에 우리 정부 관계자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