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퇴직연금을 도입한다고 하는데, DB형과 DC형 중에 어떤 걸 골라야 하나요?"
올해부터 기존 퇴직금에 주던 세제 혜택이 점진적으로 없어지면서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직장인이 DB형과 DC형 중에 어떤 걸 선택하면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DB형과 DC형 모두 10년 이상 가입한 후 55세 이상이 되면 연금을 탄다는 것은 같다. 하지만 DB형은 근무연수에 평균임금을 곱해 퇴직금이 확정돼 있는 연금제도인 데 반해, DC형은 회사가 납부하는 돈에 근로자의 지시로 운용된 손익이 더해져 연금이 확정된다. 다시 말하면 DB는 회사가, DC는 근로자가 퇴직금을 관리하는 셈이다.
통상 직장생활 전 기간의 평균치를 고려해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면 DB형을, 그렇지 않고 임금상승률이 투자수익률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이면 DC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김보성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부 팀장은 "DB형은 임금이 현재 높거나 앞으로 커질 가능성이 많을수록, 승진·승급 기회가 많을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DB형은 퇴직시점의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을 고려해 퇴직급여 적립금을 산정한다. 따라서 퇴직시점에 급여가 높아지는 연공서열 체계의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연봉제 급여 체계이고 임금 수준이 가변적이면 DC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DC형은 매년 근로자의 임금을 고려해 그때그때 적립금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 대상이거나 이직계획을 가진 근로자,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중소기업이라면 DC형이 낫다. 이동원 금융투자협회 팀장은 "DC형은 근로자 퇴직급여 예상지급액의 100%를 외부 금융기관에 맡기기 때문에 직장이 도산해도 퇴직금 수령과 관련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