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醉拳 VS 원펀치

〈제4보〉(39~54)=원성진(26)은 2007년 신인왕과 천원전을 제패했고 작년 연말엔 GS칼텍스배서 우승을 따냈다. 하지만 실력에 비해 '우승 복'은 많지 않은 편이어서 준우승 경력이 무려 7회에 달했다. 국제무대서도 잇단 불운으로 7, 8회 LG배서 연속 4강에 머물러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었었다. 지난 연말엔 잠시 이세돌에 이어 랭킹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재 랭킹은 5위. 힘이 좋아 동료들 사이에선 '원펀치'란 애칭으로 통한다.

39가 무책(無策)의 한 수. 이런 장면에선 참고1도 1로 먼저 상대의 의중을 떠보는 게 요령이다. 만약 백이 4, 6으로 귀의 실리에 집착한다면 15까지 중앙 타개가 가능해진다. 47까지는 흑이 중앙과 귀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수순. 완벽한 난조(亂調)이자 소탐대실이다.

상대적으로 백은 44에 두어 귀를 조그맣게 살려준 뒤 외곽을 택한 전략이 좋았다. 원성진의 장점으로 꼽히는 대세관이 빛을 발한 장면. 뒤 이어 48의 급소에 강력한 펀치를 꽂아넣자 흑은 참고2도 1의 연결이 불가능해졌다. 고심 끝에 49의 취권(?)으로 대항했지만 역시 50이 강력해서 사분오열된 모습. 그래도 흑은 내친김에 53까지 비칠비칠 움직여 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