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잡스 生父 "50년前 포기한 아들… 커피 한잔만 나눌 수 있다면"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부(生父)와 대답하지 않는 억만장자 아들. 스티브 잡스(56) 애플 창업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의 기구한 가족사가 뉴욕포스트와 ABC방송 등을 통해 알려졌다.

잡스의 생부 압둘파타 존 잔달리(80)는 시리아 출신 미국 이민자로 네바다주 리노의 한 카지노에서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1955년 위스콘신에서 전처 조앤 심슨과의 사이에 잡스를 낳았으나, 심슨이 '시리아 출신한테 딸을 줄 수 없다'는 완고한 부친 때문에 홀로 갓난애를 안고 샌프란시스코로 떠나 그를 입양시켰다고 했다. 잡스는 '대학 진학을 확실히 책임지겠다'는 양부모 폴·클라라 잡스에게 맡겨져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자랐고 오리건주 리드대학(중퇴) 입학과 함께 사실상 독립했다.

"50여년 전 아들을 포기한 것을 후회한다. 잡스가 친자라는 사실을 몇년 전 알게 됐고, 그 뒤 그에게 몇 차례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잔달리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말았다. '물욕 때문에 아들을 찾는다'는 오해를 사는 건 시리아인의 자존심상 용납할 수 없었다"고 했다.

잔달리는 "아들과 커피 한 잔만 나눌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 내 나이와 아들 건강(췌장암 투병)을 감안할 때 더 늦기 전에 연락이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평생 은퇴하지 않을 일 중독자'라고 한 잔달리는 "아비로서 대성한 아들 덕을 못 본 게 아쉽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이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면 아들을 지켰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잡스를 떠나 보낸 뒤 잔달리와 심슨은 훗날 결혼했으며 둘이 낳은 딸 모나 심슨은 유명 소설가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