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무솔리니, 伊 마지막 왕비와 은밀한 사랑

이탈리아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1945)가 벨기에 공주이자 이탈리아 사보이 왕조의 마지막 왕비인 마리아 조제(1906~ 2001)와 은밀한 사랑을 나눴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공개된 무솔리니 아들의 편지를 인용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무솔리니의 아들 로마노는 1971년 한 신문 편집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버지와 당시 왕세자빈(마리아 조제)은 짧은 기간 친밀하고 로맨틱한 관계를 가졌다"면서 "어머니는 두 사람의 관계를 분명히 알고 있었으며 결국 아버지는 왕세자빈과의 관계를 정리했다"고 적었다. 로마노의 편지는 31일 발행된 이탈리아 주간지 '오기(Oggi)'에 처음 공개됐다.

이전까지는 무솔리니가 마리아 조제의 유혹을 받았지만 이를 뿌리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무솔리니의 정부(情婦)인 클라레타 페타치는 1937년 일기에서 마리아 조제가 무솔리니를 유혹했지만 실패했다고 적었다.

페타치의 일기에 따르면 마리아 조제는 로마 인근 해변 리조트에서 무솔리니에게 다가가 "될까요(May I)?"라고 말하면서 몸을 조금 움직였고 이때 드레스가 흘러내렸는데 알몸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마리아 조제는 31세의 왕세자빈 신분이었고 54세의 무솔리니는 이탈리아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였다.

무솔리니는 마리아 조제의 벗은 몸을 보고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고 불쾌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고 페타치는 일기에 적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로마노의 편지 내용으로 추정할 때 마리아 조제의 유혹은 성공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무솔리니는 1930년부터 1943년까지 14년간 자신의 집무실에서 매일 한 명 이상 여성과 관계를 가졌다는 증언이 있을 정도로 호색한이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마리아 조제는 벨기에 국왕 알베르트 1세의 딸로 1930년 이탈리아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의 외아들인 움베르토 2세와 결혼했다. 어릴 때부터 혼인하기로 결정된 정략결혼이었으며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고 한다.

남편인 움베르토 2세는 1946년 5월 9일 왕위에 올랐으나 국민투표에 따른 왕정 폐지로 35일간 재위했다.

마리아 조제는 5월부터 짧은 기간 왕비로 있었던 까닭에 '5월의 여왕(the May Queen)'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왕정 폐지 후 남편과 헤어졌고 스위스에서 여생을 보내다 95세 때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