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월세 받는 집이냐, 월급 받는 펀드냐

은퇴를 앞둔 40~50대 사이에서 수익형 부동산과 분배형 금융상품이 노후 준비 양대 축으로 떠올랐다. 은행 예금이자는 너무 낮아 성에 안 차고 그렇다고 부동산이나 땅에 묻어 놓자니 예전처럼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재테크 풍속도다. 현역 시절처럼 고정 수입을 또박또박 통장에 꽂아주니 4050세대 입장에선 그야말로 열 아들 안 부러운 '효녀(孝女)' 상품들이다. 하지만 만약 수익형 부동산과 분배형 금융상품을 놓고 저울질을 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현명한 걸까? 머니섹션 M은 노후 재테크의 고수로 손꼽히는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와 김재언 삼성증권 연구원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안정적인 현찰 흐름의 매력

장인석 대표는 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최대 강점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방어'를 꼽았다. 임대용 부동산이야말로 해마다 오르는 물가 이상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것이다. 장 대표는 "최근 정부가 조건을 완화해서 임대용 부동산에 대한 세제 혜택이 지금보다 확대될 예정"이라며 "매달 현찰을 챙기면서 자산가치를 증식시키고 세제 혜택까지 받으면 일석삼조 효과를 챙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나중에 자녀에게 상속해주면 자녀의 부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임대용 부동산이 좋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사들이면 남은 인생을 저당잡힐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 "임대용 부동산은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소규모로 짓다 보니 선(先)분양하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물건은 도면이 나오자마자 빠져버리거든요. 중개업소에 나온 물량은 팔다 팔다 안 팔려서 나오는 하자 물건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 물건을 쇼핑할 땐 남(세입자)의 입장에서 물건을 골라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직장인들 출퇴근이 용이하고 주거 환경이 좋은 곳, 대기업과 밤업소가 밀집된 곳이 좋아요. 서울에선 강남이나 신논현을 전철로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염창역, 등촌역을 눈여겨보세요. 신분당선이 통과하는 정자역과 분당선 연장선이 신설되는 구갈역 등도 임대 수요가 늘어날 곳입니다."

◆환금성에 강한 분배형 금융상품

김재언 연구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노후 대비용으론 부동산이 최고란 타성에 젖어 있다"며 "임대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숨어 있는 함정이 많으니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월세를 받기 위해 부수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것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월세인 경우엔 집주인이 도배·장판 등 세입자의 자잘한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하죠. 세입자가 월세를 제때 내지 않아 애를 먹을 수도 있고, 공실(空室) 가능성도 늘 도사리고 있죠. 최근 수요가 크게 몰리면서 값이 많이 올라 서울 시내에선 수익률이 5%도 채 나오지 않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김 연구원은 또 "임대사업을 하면 종합소득세는 물론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도 내야 한다"며 "그렇게 차 떼고 포 떼고 하다 보면 수중에 남는 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시점에선 노후 자금을 임대용 부동산에 넣는 것보다는 분배형 금융상품에 넣고 은행 이자보다 다소 높은 수익을 챙기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권했다. 분배형 금융상품이란 일시금을 넣고 바로 다음 달부터 매달 생활비 형태로 받아 쓰는 상품이다. 은행·증권사들이 파는 월(月) 지급식 펀드나 보험사의 즉시연금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는 분배형 금융상품은 가입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바로 해지해서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종신형 즉시연금보험 제외). 다만 월 지급식 펀드는 투자형 상품이어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고 최악의 경우 원금을 까먹을 수 있으며, 즉시연금보험은 수익률이 안정적인 대신 물가상승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단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