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셔츠 꿰매 입어가며 모은 5억 모교에…

"대학 시절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후배들에게 그 고마움을 되돌려주고 싶어요."

서울 퇴계로에서 애견종합병원을 운영하는 윤신근(58) 박사가 2일 모교 전북대에 장학기금 5억원을 내놓았다. 수의학과 72학번인 그는 "지금도 러닝셔츠를 꿰매 입을 정도로 아껴가며 모은 돈"이라며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하느라 공부에 충실하기 어려운 우수한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고 서거석 총장에게 당부했다.

윤 박사는 책 외판과 우유배달로 학비를 보태며 대학을 졸업했다. 하루 20마리가 넘는 동물을 수술하기도 하면서 20년 넘게 명절도 없이 거의 매일 자정을 넘겨 귀가할 정도로 바빴다고 한다.

대학 강단에 서고 TV에도 출연하면서 '세계애견대백과' '진돗개' '풍산개' '개를 무서워하는 수의사' 등 10여권의 책도 썼다. 1992년에는 '한국동물보호연구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회장으로 일하며 동물반려문화 확산에 앞장서왔다.

윤 박사는 수시로 아산병원 등의 수술실을 찾아가 첨단 의술을 익혀 동물에게 적용하고, 개 통증클리닉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의 세상은 갈수록 각박하지만 개는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다"며 "30년 넘게 동물과 함께 지내며 모교와 고마운 분들을 잊지 못했고, 기탁을 더 미뤄선 안되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재로 '어린이 애견사진 촬영대회' 등도 열면서 지금까지 수십 차례나 전국 중·고·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