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代母, 아들 전태일 곁으로…

'노동자의 대모(代母)'로 불렸던 고(故)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81)씨가 지난 3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에서 별세했다.

이씨는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자택에서 심장 박동이 멎은 채 쓰러져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고, 기관지 절개수술 등을 받아 심장과 혈압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이후 도봉구 한일병원으로 옮겨 입원 치료를 받으며 산소호흡기를 달고 코로 미음을 투여받았지만 48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다 3일 숨졌다.

이씨는 지난 1970년 의류 공장에서 일하던 아들 전태일씨가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청계천에서 분신자살한 뒤 숨진 아들을 대신해 노동운동에 앞장서 왔다. 청계천 피복노동조합 결성을 주도하고 고문에 추대됐다.

1986년에는 전국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1998년에는 의문사 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을 위한 422일 천막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활동으로 2009년 만해대상 실천부문상 등을 받았다.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는 진보·운동권 인사 등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장기표 전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빈소를 지켰고,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이 찾았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재오 전 특임장관도 빈소를 찾았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화환을 보냈다.

이씨의 장례는 5일장인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오는 7일 오전 대학로에서 영결식을 치르고,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노제를 한 뒤 아들 전태일 열사가 묻혀 있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묻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