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故 이태석 신부의 생애 그린 영화)'의 그곳에… 웃음꽃이 피었네

"망고 망고 희망고(희망의 망고)!"

지난달 22일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TONJ)에서 아이들이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며 이광희(53) 희망의 망고나무(이하 희망고)재단 대표를 졸졸 따라다녔다. 시인 이해인 수녀가 작사하고, 가수 윤형주씨가 작곡한 '희망의 망고나무 로고송'이었다. 아이들의 발음은 어색했지만 웃음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패션디자이너인 이 대표는 지난해 이곳에 망고 묘목 1만5000그루를 심어준 데 이어 지난달 11~25일 1만2000그루를 또 심었다. 올해는 100명의 옷을 만들 수 있는 옷감과 바늘, 실을 가져가 주민들과 함께 옷을 만들어 부서진 트럭 짐칸을 무대로 간이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망고나무는 열대성 기후에서 100여년간 1년에 두 번 열매를 맺는다. 이 대표는 "망고나무 한 그루가 자라면 남수단 톤즈의 한 가족이 평생 굶주릴 일이 없다"고 했다.

20여년간 전쟁과 흉년으로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다 지난 7월 독립한 남수단 톤즈가 지난 2009년부터 망고나무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다. 이곳에서 이 대표는 '마마(엄마) 망고'로 불린다.

그는 남수단을 돕기 위해 작년 11월 서울 남산 국립극장에서 '희망의 망고나무 자선 콘서트'를 열었고, 지난 5월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광희부띠끄'에서 자선 바자회를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축구인 차범근씨, 탤런트 김혜자씨, 배우 원빈씨 등이 소장품을 기증했다.

이 대표는 망고나무를 심는 데 그치지 않고 올해 말까지 톤즈에 '희망고 빌리지(마을)'도 건설할 계획이다. 지역 정부에서 1만평의 땅을 내줬다. 그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직도 행정 처리가 많이 늦는 편인데, 이렇게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될 줄 몰랐다"면서 웃었다. 희망고 빌리지에는 여성들에게 재봉 등 전문 기술을 가르칠 여성훈련센터와 탁아소, 문화센터, 학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설비용 5억여원은 후원금과 이 대표의 사비(私費)로 충당할 계획이다. 재봉 기술을 가르칠 강사를 채용하고, 한국에서 패션디자이너를 파견할 예정이다. 이 대표도 1년에 두 번 이상 직접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희망고 빌리지는 이곳 여성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는 교육시설인 동시에 문화시설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수단은 올해 희망고재단을 국제 NGO(비정부기구)로 공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