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형 병원들이 "의료수가(酬價)가 낮아 시술을 할수록 손해를 본다"며 조기 위암 내시경 시술을 일제히 중단한 것과 관련, 병원과 보건복지부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조기 위암 내시경 시술 중단사태가 당분간 이어져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복지부는 "시술을 먼저 재개한 뒤 수가를 조정하자"는 입장이고, 소화기내시경학회는 "먼저 수가를 조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학회는 이달부터 의료수가를 대폭 낮춘 건강보험 고시(告示)로 내시경 시술용 칼 공급이 잠정 중단돼 당장 시술을 재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학회 최황 보험의무이사는 "일단 건강보험 적용을 잠정적으로 보류하여 시술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관련 단체 전문가 회의를 열어 합리적인 의료수가 조정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고시 시행일(지난 1일)까지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학회가 환자를 볼모로 가격 협상에 나선 형국"이라면서 "이미 지정된 고시는 일단 시행하되 학회에서 이의신청을 할 경우 수가 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내시경 시술용 칼값이 원가 이하로 책정됐다는 이유로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의료기기업체에 대해서도 "가격 자료를 제출하면 합리적인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국내 내시경 칼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이 업체는 2~3일 내에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복지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