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巨富 시인 "각국에 詩 타운 건설하겠다"

"중국은 물론, 미국·덴마크 등 세계에 레저타운을 건설해 아시아 시(詩) 교류의 무대로도 쓰겠습니다. 또 내년부터는 한·중·일 시인의 시를 모아 각국에서 시선집을 출간하는 사업도 지원하겠습니다."

부동산 거부인 중국 시인 황누보(黃怒波·55)가 '아시아 시 페스티벌' 참석차 방한, 7일 서울 삼청각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포브스지 추산 8억9000만달러(약 9500억원)의 자산을 가진 부동산 갑부로, 리조트 등 25개 계열사를 지닌 중국 중쿤그룹의 수장이다.

그가 '시인'과 어울리지 않는 '갑부'가 된 사연은 이렇다.

어린 시절 황누보는 아버지가 반혁명분자로 몰려 자살한 뒤 최하층 신분으로 떨어졌다. 가까스로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한 뒤 문화대혁명 때 시골로 가 농민들과 생활하며 시를 썼다고 한다. 1992년 첫 시집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말아요'를 출간할 때만 해도 '갑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후 경영대학원을 다니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황산과 신장 카슈카르 개발에 참여해 운 좋게 성공했다"고 했다. 이어 "세계 여러 곳에 땅을 사뒀다"면서 "모두 레저타운으로 개발해 연결할 생각인데, 시문학 무대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에 한국에서는 시집 '작은 토끼'가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됐다. 필명은 뤄잉(駱英). '아시아 시 페스티벌'은 중쿤그룹이 후원하고, 자음과모음 출판사가 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