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증시… 그래도 보물株 찾기 멈추지 마세요

유럽발 재정 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압박하면서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유럽 재정 위기의 중심에 선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악몽 같은 8월 급락장이 되풀이되는 건 아닌지 추석 연휴 내내 불안해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았다. 주식시장 격변기에 주식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여의도 증권가에서 똘똘한 중소형주를 발굴하기 위해 발로 뛰어 '주식 사냥꾼'이란 별명이 붙은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장,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 최현재 스몰캡리서치팀장 등 3인방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실적은 좋은데 가격은 싼 '흙 속의 진주' 같은 주식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들은 "최근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가격이 많이 싸진 주식이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묻지마 쇼핑'은 피하고 태풍(외부 악재)이 지나간 다음에 진입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감성 산업에 투자하라

정근해 팀장은 '소프트파워 기업'을 키워드로 꼽았다. 소프트파워 기업이란, 엔터테인먼트나 게임, 바이오 등 모바일 시대에 창의성을 발휘해 경쟁력을 높이는 회사들을 말한다. "선진국 시장 경기가 둔화하게 되면 수출주는 타격을 입고 실적이 기대 이하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소프트파워 기업이나 필수소비재(의류·교육·음식료·의약 등) 업종은 환율이나 원가 등 외부 변수에서 자유로워 투자해볼 만합니다."

정 팀장은 이어 "미국·유럽에선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며 중국에 눈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현재 미국이나 유럽의 재정 상황이나 부동산 시장, 소비 흐름 등을 살펴보면 솔직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지금같이 복잡한 상황에 대한 답은 중국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이 그래도 가장 에너지 넘치는 시장입니다. 여기서 혜택을 볼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을 공략하는 투자법이 유효합니다."

◆돈 되는 테마를 잡아라

최근 주식시장에선 테마주 열풍이 불면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정치인과 연줄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테마주에 포함되면서 몸값이 치솟은 주식도 있었다. 어떤 주식은 대표이사가 정치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돌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다(정작 사진은 가짜였다). 최현재 팀장은 "테마주 유행이 불고 있지만 실체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테마주로 꼽혔다고 해서 훗날 해당 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선거에 나오느냐 나오지 않느냐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은 코미디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최 팀장은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앞으로 돈이 될 만한 테마를 잡아야 한다"며 "좋은 주식을 쇼핑할 시간은 넉넉하니 여유를 갖고서 2분기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급락했거나 3~4분기 실적이 개선되는 똘똘한 주식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량한 중소형주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인데 급히 돈이 필요하지 않다면 서둘러 매도할 필요는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했는데 현재 주가 급락으로 손실이 난 상태라면, 당장 팔진 말고 현금을 준비해뒀다가 코스피가 한 번 더 흔들렸을 때 저가 매수해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좋습니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아라

김동준 부장은 "금융시장 시스템이 불안해지면 중소형주 위험도도 같이 커지게 마련이지만 오히려 가치 투자자에겐 기회일 수 있다"면서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기회를 모색해 보라"고 조언했다.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지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럴 땐 오히려 저평가된 개별 종목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지요. 잘 활용하면 대형주나 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 이때 위험 관리는 필수다.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인다거나 혹은 지나치게 한 종목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독창성이 있으면서 비빌 언덕이 있어서 수요가 꾸준한 기업이 유망하다"면서 "변화무쌍한 시대 흐름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부품 소재주, 콘텐츠나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 저평가된 가치주 등의 업체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업체의 경우엔 최고경영자(CEO)가 기술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지 등 리더십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