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창부수…남편에 이어 50억 카이스트에 기부한 아내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기가 어렵지, 두 번째는 쉽습니다. 기부도 마찬가지예요. 작은 정성이 카이스트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9일 정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카이스트를 찾은 김삼열(61)씨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그는 이날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그는 지난 2009년 3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카이스트에 기부한 김병호(70) 서전농원 대표의 부인이다.
 
김씨는 “남편의 기부로 올해 5월 카이스트에 ‘김병로·김삼열 IT융합센터’가 착공되는 것을 보고 나라 발전을 위해 정말 큰일을 했구나 생각하게 됐다”면서 “원래는 내년 12월 IT융합센터가 완공되는 날 추가 기부의사를 밝힐 생각이었는데 카이스트가 유용하게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한시라도 빨리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기부한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의 부동산은 김씨 부부가 별장을 지으려던 곳이었다. 김씨는 “결혼 30주년 선물로 나중에 별장을 짓고 살면 좋겠다고 해서 소유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별장을 지어 가지는 것도 좋겠지만, 카이스트에 기부하면 여러 사람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하면서 훨씬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마음을 정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첫 번째 기부보다 더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아들 부부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국가 발전을 이끌 카이스트 구성원들을 떠올리고는 생각을 굳혔다”고 했다.
 
서남표 총장은 “김 여사의 이번 기부가 ‘기부 바이러스’ 확산에 새 장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김 여사의 뜻이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곳에 귀하게 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09년 8월 김씨의 남편 김병호 대표는 ‘돈을 버는 것은 기술, 쓰는 것은 예술’이라며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3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카이스트에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