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돌아온 납북자 517명… 그냥 이렇게 놔둘 겁니까

"6·25 정전협정 이후 북한에 납치된 우리 국민이 무려 3835명입니다. 이 가운데 517명은 아직도 북한에 억류돼 있어요. 그런데도 이런 사실이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19일 서울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민간인 납북자 문제의 국제 공론화 방향과 전략'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민간인 납북자 문제를 국제 공론화해 반인도적 국제 범죄로 규정하고, 국제적 공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토론회를 주관한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윤현(82) 이사장은 "북한의 납치 행위는 분단 상황의 부산물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해결되지 않은 범죄"라고 강조했다.

"납북자 대부분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던 분 아닙니까. 그로 인해 남은 가족 수천 명은 최악의 생활고에 시달려왔어요. 게다가 피해자인데도 우리 정보 기관의 감시와 통제를 받았고, 학생기록부를 비롯한 각종 문서에도 '행방불명자 집안'으로 낙인 찍혀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차별에 시달렸어요."

윤 이사장은 "북한은 납북 자체를 부인하고, 우리 정부 역시 해결에 미온적이었다"며 "과거 정부는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납북'이란 용어조차 쓰지 못하고, '이산가족' 범주에 포함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납북자 문제는 유엔인권이사회 등과 공조해 국제 범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11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에 가서 납북과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적극 제기할 생각"이라고 했다.

"납북 문제는 이제 국제 이슈화해야 합니다. 북한도 가입한 국제인권규약을 이행하게 국제사회가 촉구하도록 여론을 모아야죠. 북한이 '유엔강제실종보호협약'에도 가입하도록 국제사회가 압박해야만 북한의 인권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