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바위(울주 천전리 각석) 낙서범 잡아라"

"국보(國寶)인 울주 천전리 각석 바위 면에 '이상현'이라고 낙서한 사람을 신고해달라. 포상금 1000만원을 주겠다."

울산 울주경찰서가 국보 낙서범을 찾고 있다. 낙서범은 2011년 5~8월 사이 울산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 바위 면에 돌멩이로 '이상현'이란 이름과 함께 숫자 '11'로 보이는 두 개의 선(線)을 긁어 놓았다.

경찰은 낙서 위치가 어른 가슴 높이(1m30~40cm)인 점으로 미뤄 어린이나 청소년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장 증거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천전리 각석 주변에는 별다른 통제시설과 폐쇄회로(CC)TV가 없다.

경찰은 목격자 제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찰은 지난 18일부터 신고포상금 최대 1000만원을 내걸고 각석 주변에 신고 제보 현수막을 내걸었다. 경찰은 이름이 '이상현'인 1940~1994년생 울산시민 200여명 중 최근 각석을 다녀간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올봄과 여름 천전리 각석에 현장학습을 다녀온 학교도 확인 중이다.

김형철 울주경찰서장은 "국보인 각석에 낙서를 한 것은 남대문에 불을 질러 훼손한 범죄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지정 문화재를 훼손한 경우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지난 16일 4시간여에 걸쳐 각석의 낙서를 지웠다. 낙서는 각석 바위 면을 가볍게 긁은 정도에 그쳤고, 바위 면에 깊은 흠을 내는 등의 훼손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천전리 각석

가로 10m, 세로 3m의 커다란 바위에 신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사람과 동물, 마름모 같은 기하학적 무늬, 명문(銘文) 약 800자 등을 새겨놓은 유적으로, 인근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와 함께 세계적으로 드문 선사시대 바위그림 유적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