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틈새 펀드를 찾아라

미국 신용등급 강등,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이르기까지 대외 돌발 변수로 주가 급등락이 계속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11.2%)와 해외주식형펀드(-15.6%)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로 고전 중이다.

다만 모든 펀드 수익률이 낮은 것은 아니다. 경기에 덜 민감한 농산물펀드를 틈새상품으로 추천했다. 최근 급성장 중인 헬스케어펀드, 해외채권형펀드는 나름대로 하락장 속에서도 선전 중이다.

◆농산물펀드 선전… 필수 소비재 매력 부각

"불황이 아무리 심해도 밥은 먹는다."

전문가들은 농산물펀드는 '필수 소비재'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경기 후퇴 우려가 짙어져도 필수 소비재인 덕분에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가격도 크게 출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농산물펀드 성적표도 돋보인다. 농산물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0.7%로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보다 월등히 좋은 성적을 냈다. 원자재펀드 평균 수익률(-8.8%)과 비교해도 낫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산은자산운용의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채권-파생형]A'가 올해 7.3%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승제 애널리스트는 "농산물은 경기에 민감한 원유,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와 다르게 경기에 둔감하다"며 "올 하반기 기상 이변을 통한 공급 충격 가능성도 열려 있어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다.

◆헬스케어·배당주 펀드 대안 부상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대다수 섹터 펀드(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 급성장 중인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헬스케어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5%, 6개월 수익률은 2.4%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이정인 애널리스트는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 의지와 함께 대기업들이 헬스케어산업에 진출하면서 관련 분야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의 이기욱 애널리스트는 "헬스케어업체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어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연말에 확실한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배당주펀드를 대안으로 꼽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배당주에 투자할 때에도 펀드에 편입된 기업들의 실적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예상치 못하게 실적이 나빠져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 수익으로 채울 수 없는 투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로 환노출 해외채권형펀드 관심 고조

치솟는 환율에 편승한 틈새상품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37원에 마감하며 작년 12월 29일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원화 약세)

삼성증권의 김태훈 연구위원은 "투자의 시계(視界)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주식형펀드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채권형펀드가 낫다"며 "특히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 환(換)헤지를 하지 않으면서 미국 달러화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환헤지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환헤지를 하지 않으면 오른 환율이 그대로 적용돼 원화로 환산한 수익이 많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내려가면 환율이 수익을 갉아먹어 '앞에선 남고 뒤로는 밑지는 장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