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 7월부터 퇴직금 납부 세액이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지적에 기획재정부는 국회에 세법 개정안을 제출할 때 해당 항목을 삭제해서 퇴직금 납부 세액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정부 세법 개정안을 보면 퇴직금 소득세가 면제되는 공제금액이 크게 줄었다"며 "결과적으로 퇴직금 소득세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는 공제제도를 통해 소득세 부과 대상이 되는 과표 소득을 줄여줬다. 일단 근속기간이나 세금에 상관없이 퇴직금의 40%를 공제해준 뒤(정률공제), 근속연수에 30만~120만원을 곱한 금액을 추가로 공제(근속공제)해줬다. 가령 20년 근무한 뒤 1억원의 퇴직금을 받으면 정률공제 4000만원(1억원의 40%)과 근속공제 1200만원을 받아 총 5200만원을 제한 480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현재 세율에 따르면 세액은 630만원이다 그런데 정부는 세법 개정안에서 정률공제를 없애고, 퇴직금이 늘어날수록 공제율이 크게 줄어드는 방식으로 바꿨다. 개정안에 따르면 20년을 근무한 뒤 1억원의 퇴직금을 받을 경우 공제액은 기존 5200만원에서 2700만원으로 줄어들고, 세금은 4800만원이 아닌 7300만원에 대해 매겨진다. 이에 따른 세액은 1230만원으로 현재의 두 배쯤 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퇴직금도 소득으로 보고 소득세법 체계에 맞춰 개편한 것"이라며 "하지만 지적이 제기된 만큼 국회에 제출하는 이번 개정안에는 관련 내용을 뺀 뒤 나중에 다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