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포크페스티벌] 낭만적 번안가요·민중가요 그리고 인디음악으로

1960년대 말부터 출현한 한국 포크의 시초는 음악 감상실 세시봉에서 흘러나온 번안 가요에서 시작한다. 트윈 폴리오, 라나에로스포, 뚜아에무아, 조영남 등 대학생 엘리트들이 포크의 전도사 역할을 맡으며 서구의 음악들을 신속하게 들여왔다. 이들은 미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그리스 등 유럽의 명곡 등을 번안하고 낭만적인 선율을 특징으로 지니며 트로트 위주의 가요 흐름을 일거에 뒤엎었다.

초기의 낭만적 포크 스타일에서 밥 딜런·조안 바에즈 등 저항성을 내건 포크가 국내에 울려 퍼진 것은 그 뒤의 일이다. 미국에서 포크를 익혀 우리만의 해학적 정서로 재해석한 한대수가 앨범을 내놨고, 이어서 양병집이 미국 포크의 대부 우디 거스리의 곡을 번안하여 국내의 현실풍자를 묘사하는데 활용했다. '아침 이슬'의 김민기·양희은·서유석 등은 반항적 청년문화의 지향은 물론, 자신이 스스로 만든 멜로디와 가사로 진정한 한국 포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1975년 터진 대마초 파동으로 인해 당대를 주름잡던 포크 가수들이 퇴각했지만 그 빈자리를 조동진과 이정선, 정태춘 등이 메운다. 조동진과 이정선은 언더그라운드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작은 배', '섬 소년'등 감성적인 언어를 연주했고, 정태춘은 서양의 포크와 국악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내세우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포크는 1980년대에 접어들게 되면서 듀엣 '해바라기'가 분전하는 한편, 민주화투쟁의 분위기 속에서 민중가요라는 큰 가지를 치게 된다. 자연스럽게 집회를 중심으로 노래모임인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활약했고 안치환·권진원을 비롯해서 시대의 가객인 김광석을 배출하기에 이른다.

김광석의 기타를 물려받은 포크 뮤지션들의 현재는 인디 음악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1집 앨범이 여러 매체를 통해 명반으로 꼽혔던 이장혁과 위안부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하이미스터메모리는 현대적인 포크의 문법을 들려준다. 이뿐 아니라 여성 뮤지션으로 시와, 양병집이 발견한 손지연, 세시봉 4인방과 더불어 통기타 매출 상승에 일조한 장재인까지 가세하며 포크의 잔잔한 울림은 세대를 거쳐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