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포크페스티벌] 원조 포크에서 신세대 포크 뮤지션까지 한국 포크의 역사가 한 무대에 오른다

가을밤 한국 가요사상 최대 규모의 포크음악 축제인 제1회 '파주 포크페스티벌'이 파주 임진각 야외공연장인 평화누리 일대에서 열린다.

파주포크페스티벌(www.pajufolk.com)은 오는 10월 1~3일 사흘간 파주시 주최, 죠이커뮤니케이션 경기관광공사 주관, 조선일보 OBS 경기도 신세계첼시 한국마사회 안토니 후원으로 개최된다. 포크페스티벌에는 한대수, 윤형주, 김세환, 장재인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크뮤지션 19개팀이 참가, '평화, 사랑, 자유'를 노래한다. 축제는 민족 분단의 상징 휴전선 앞마당 임진각 평화누리(1~2일·오후 5~9시)와 파주북시티(3일·오후 6~8시)에서 3일간 무료로 진행된다.

록페스티벌, 재즈페스티벌 등 여러 음악축제들이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지만 포크의 원조부터 신세대 포크뮤지션까지 포크의 역사가 한 무대에 올려지는 일은 처음이다.

◆"온 국민이 참가하는 포크 페스티벌"

포크페스티벌엔 한국 포크음악의 원조인 '물 좀 주소'의 한대수를 비롯해 최근 통기타 음악의 붐을 부활시킨 세시봉의 윤형주 김세환이 출연한다. 또한 한국 포크음악의 주역인 해바라기, 임지훈, 여행스케치, 남궁옥분, 강은철, 추가열, 정태춘과 박은옥, 4CUS(박학기 박승화 강인봉 이동은), 한동준, 장필순, 동물원이 무대에 선다.

이들 7080뿐만 아니라 차세대 포크뮤지션인 장재인, 장기하와 얼굴들도 출연해 신구 세대를 아우르는 포크음악 축제의 한마당을 연출해낸다.

MBC '나가수' 프로그램에서 무대 위의 에너지를 과시한 '로큰롤 베이비' YB(윤도현 밴드)와 봄여름가을겨울, 강산에는 서정적인 포크 콘서트에 흥겹고 폭발적인 분위기의 포크록을 가미해 무대를 달굴 예정이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파주 포크페스티벌'은 포크음악 축제를 통해 세대 간의 정서를 통합하고, 온 가족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음악축제를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됐다"며 "DMZ 인근 야외공연장에서 평화와 반전을 상징하는 포크음악 축제를 펼침으로써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또 "파주 포크페스티벌은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니라, 미국의 우드스탁(Woodstock)이나 일본의 서머소닉 페스티벌 같은 명품 음악축제가 될 것"이라며 "포크를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크음악은 사랑과 자유를 향한 열망

포크음악은 196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평화 반전 사랑'이란 주제로 태동해, 온 세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서정적 멜로디와 아름다운 노랫말로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 '청바지 통기타 생맥주'라는 새로운 젊은이들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7080음악의 상징으로 이어지다가 최근에는 모던포크라는 형태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국의 포크음악은 '포크음악의 전설' 밥 딜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미국 포크음악이 반전과 평화를 메시지로 담았듯이, '물 좀 주소'의 한대수, '아침이슬' '친구'의 김민기는 70년대 군사독재하에서 암울해하던 젊은이들의 자유와 저항 정서를 대변했다.

70년대 명동과 종로에 문을 연 음악카페 쉘부르와 르시랑스는 특히 통기타 포크가수의 산실이 됐다. 방송인 이종환이 한국 최초로 언플러그드 음악감상실로 문을 연 쉘부르는 고 김정호를 비롯해 금과은, 쉐그린, 어니언스, 박강성, 신형원, 남궁옥분, 변진섭, 강은철, 이수만, 채은옥, 위일청 등 수많은 포크가수들을 만들어냈다. 또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서수남, 하청일, 김도향, 양희은 등이 쉘부르와 르시랑스의 주인공이 되면서 청바지에 통기타 생맥주라는 '청통맥' 문화를 이끌어갔다. 포크음악은 민주사회를 갈구하던 일부 포크 뮤지션들에 의해 운동권 민중가요로 변화해갔다.

이후 세련된 영미팝이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유입되고, 이를 통해 포크는 다양하게 발전해갔다. 포크음악의 특색인 아름다운 선율과 서정성은 80~90년대 전성기를 이룬 한국형 발라드의 기초가 됐다. 한국형 발라드의 대표주자인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 등이 모두 포크가수 출신이다.

통기타 포크음악은 포크록 형태로도 한 분파를 이뤘다.

슈퍼스타 조용필은 록음악을 지향하지만, 그의 음악 다수는 통기타에서 작사 작곡되고 불리며 출발됐다. 80년대 중반 라이브 공연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들국화를 비롯해 김광석의 동물원,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이승환, 부활 등은 포크와 록을 결합시킨 포크록으로 어필했다.

미사리 라이브카페를 중심으로 7080이라는 이름이 한동안 각광을 받더니 최근에는 포크음악이 전파돼 새로운 형태로 거듭나고 있다.

슈퍼스타 K 출신이며 이번 파주 포크페스티벌에도 등장하는 장재인은 차세대 통기타 포크 뮤지션을 대표한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포크록을 계승하고 있다. 윤도현밴드는 정통 록을 지향하지만 포크 음악적인 성향이 상당히 강하다.

섹시한 걸그룹들이 브라운관을 점령하고, 근육질 아이돌들이 역동적인 댄스음악으로 어필하지만, 사실상 한국인들의 정서를 대변하며 면면히 이어져 온 음악 장르는 포크음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을 저녁 누렇게 물들어가는 잔디밭에 둘러앉아 가족과 친구, 애인들이 손에 손 잡고 사랑과 자유, 평화를 마음껏 불러보는 포크축제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