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합천, 고요한 듯 굳세어라… 외유내강의 고장

합천(陝川)은 '정중동(靜中動)'의 고장이다. 고요한 듯 역동적이고, 굳센 듯 섬세하며, 엄숙한 듯 진취적이다.

크고 높은 산세(山勢)와 철마다 모습 을 바꾸는 강의 아름다운 조화가 합천 자랑의 으뜸이다. 천년 세월을 품은 해인사(海印寺)는 곧 합천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곳에서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이 마련돼 세계인의 이목을 끈다.

 

도시의 진취적이고 활달한 기운은 합천의 미래를 짐작케한다. 이미 합천은 영상테마파크와 체험관광자원, 레포츠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합천은 요모조모 흥미로운 도시다. 사람으로 치면 '팔방미인'이다.

누가 뭐래도 '합천' 하면 '해인사'다. 매년 수십만명이 찾는 한국의 대표 사찰이다. 통일신라시대인 802년 가야산(伽倻山) 자락에 창건해 1200년 넘게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불교의 '삼보(三寶)' 가운데 법보종찰로 이름 높다. '불(佛)·법(法)·승(僧)' 삼보 중 '부처님 말씀(法)'을 담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어서다.

최근엔 템플스테이(Templestay)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1박2일간 조용하고 아름다운 산속 사찰에서 참선과 대화를 통해 심신을 맑게하고 사찰음식과 예절, 다도(茶道)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장경 축전기간에 맞춰 23일부터 특별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팔만대장경 장경각과 해인아트 작품전, 대장경 축전 행사장 참관 등을 포함한 1박2일 일정이다. 오는 11월 6일까지 계속된다.

가야산(해발 1430m)과 그 일대를 아우르는 국립공원의 빼어난 아름다움은 합천의 가장 큰 자랑이다. 일찍부터 대한팔경(八景)의 하나로 꼽을 만큼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다. 특히 주봉(主峰)인 우두봉(상황봉)을 중심으로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펼쳐내는 가을 단풍의 향연은 놓쳐선 안될 비경(??景)이다. 올해 단풍은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합천은 수년 전부터 '관광도시 합천'을 도시 브랜드로 내걸었다. 중장기 관광마케팅 전략도 세워놓았다.

가장 주목할 관광 인프라는 합천영상테마파크(7만5000㎡)다. 지난 2003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세트장을 만든 것이 계기가 돼 2004년 정식 개장한 이후 한해 20만~30만명이 다녀간다.

특히 근대 서울의 모습을 연대별로 섬세하게 재현해 놓은 세트가 수도권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1920년대 경성(서울)에서부터 1960~70년대, 80년대 서울 거리를 고스란히 옮겨다 놓았다. 마치 옛 서울로 시간여행을 온 듯 조선총독부, 경성역, 반도호텔, 세브란스병원, 파고다극장, 동화백화점, 시외버스터미널 등 옛 건물 150여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경성역 앞에서는 '전차'를 타고 서울 시내를 한 바퀴 도는 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동안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와 TV 드라마도 수십편이다. 영화는 '바람의 파이터', '전우치', '포화 속으로', '적과의 동침' 등 10여편을 찍었고 올해 개봉한 '써니', '고지전'도 여기서 촬영했다. TV 드마라 역시 '서울 1945', '경성 스캔들', '영웅시대', '경성기방', '에덴의 동쪽', '제중원', '자이언트' 등 20편이 넘는다. 최근엔 CF 광고와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인기다.

이밖에도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합천의 매력을 더한다. 영상테마파크와 인접한 합천호는 '풍광이 아름다워 바람도 쉬어가는 곳'으로 불린다. 1988년 합천댐을 준공하면서 생긴 이 인공호수를 돌아나가는 약 40㎞ 구간의 둘레길은 가을 단풍 드라이브 코스로 이름 나 있다.

합천 시내를 가로지르는 황강도 도심 레저 관광지로 뜨고 있다. 맑은 강줄기를 따라 펼쳐진 은빛백사장에서 야영과 바나나보트, 웨이크보드, 모터보트 등 수상레저를 즐기려는 인파가 해마다 늘고 있다.

하창환 군수는 "한강 이남에서 도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기 가장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합천의 꿈이자 비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