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근검 절약해 모은 돈 11억 기부한 92세 할머니

"저는 이제 마음 편하게 지낼 테니 다 알아서 해주세요."

올해 아흔둘, 이점홍(세례명 골롬바) 할머니가 2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을 만나 평생 모은 재산 11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1995년 지금 교구 노동사목회관이 들어선 서울 보문동 부지를 기증했고, 2005년에는 본인이 살던 종로구 돈의동 집도 기부했었다.

할머니는 "7남매 큰딸로 9살부터 공장에서 안 해본 일이 없다"며 "일하며 받은 점심도 혼자 먹기 아까워 가방에 넣어 저녁에 집에 가져갔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독신으로 부모·형제를 부양하고 조카들까지 키웠고, 모두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근검 절약했다. 아흔 고령인데도 매일 미사 드린다는 그는 "남은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모두 하느님께 드리려고 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