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록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뻐"

앨범에는 김정미의 '햇님', 장현의 '기다려주오', 박인수의 '봄비', 바니걸스의 '하필 그 사람' 등 그가 1950년대 후반 이후 15년 남짓한 기간에 발표한 명곡 14곡이 수록됐다. 곡 원음이 대부분 소실돼 엘피(LP)를 디지털 음원으로 복원했다.

신중현은 "60년대 중반 전성기를 누렸던 사이키델릭 록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음악이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경제적 어려움에도 음악을 위한 음악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활동을 지속해 온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고 했다. 신중현 측은 "앨범 수록곡 중 '제이 블루스 세븐티투(J'Blues 72)'는 할리우드 영화 '유어 시스터스 시스터(Your Sister's Sister)'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삽입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앨범 발매는 미국 시애틀의 '라이트 인 디 애틱 레코즈(Light in the Attic Records)'사가 제안했다고 한다. 신중현이 2009년 유명 기타 브랜드 '펜더'로부터 아시아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기타를 헌정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앨범 제작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록 음악을 해왔습니다. 음악성 하나만을 위해 매진했던 시절에 만든 음악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록 음악의 대부인 기타리스트 신중현(73)이 1958~1974년 발표한 곡 가운데 14곡을 담은 '아름다운 강산:대한민국 신중현의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Psychedelic Rock Sound)'를 27일 미국·영국·일본 등 전 세계에 동시 발표한다. 신중현은 이와 관련해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음악인이 돼야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지만 절망했었다"며 "늙고 소외된 음악인이지만 해외 사람들에게 내 음악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적 같다"고 했다.

그는 "음악이란 무한해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무르익어 가는 것"이라며 "기타 주법, 작곡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는 제2의 음악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뮤지션들은 단순히 기타 줄을 뜯고 드럼을 두드릴 뿐 예술성에 바탕을 둔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록 작고 초라한 음반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질 높은 음악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