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트러블 막는 화장품별 적정 사용 기한은?

40대 주부 정모씨는 피부과에서 요즘 진료를 받기 바쁘다. 화장품 때문이다. 중년에도 피부가 좋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던 정씨는 화장품을 무심코 썼다가 낭패를 봤다. 화장품 변질로, 피부 트러블이 생겼다. 유통기한을 넘긴 이 화장품을 정씨는 미처 살피지 않았다. 더구나, 주부들은 화장품 유통기한에 무감각한 편이다. 정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요즘, 정씨처럼 변질된 화장품을 사용하다가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높은 온도로, 변질된 화장품을 사용하거나, 구매한 지 오래된 제품을 그대로 쓰다가 의사들을 찾게 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개봉한 지 오래된 화장품은 기미, 잡티, 가려움증, 울긋불긋한 반점 등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여드름이나, 기타 피부질환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이런 화장품은 아깝더라도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렇다면, 화장품별 유통기한은 어느 정도인가. 전문가들은 개봉 후 기준으로, 화장품 적정 사용 기한을 1년 가량 보고 있다. 종류별로 살펴보자.◆스킨 및 수분크림스킨, 로션, 수분크림, 비비크림, 파운데이션은 유통기한이 1년 정도가 적당하다. 수분크림은 손으로 떠서 쓰는 제품일수록 공기와의 접촉 부분이 넓어져, 유통기한이 줄어들 수 있다. 비비크림 또는 파운데이션도 덩어리나 색상 변화가 생기면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 에센스 및 자외선차단제에센스, 자외선차단제,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립스틱과 같은 제품의 유통기한은 6개월여로 볼 수 있다. 에센스는 오래 될수록 영양성분이 파괴돼 기능이 감소하며, 자외선차단제도 오래되면 기능이 떨어진다. ◆ 마스카라 및 아이셰도우마스카라 또는 아이라이너처럼 눈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은 더욱 세심하게 유통기한을 지키는 것이 좋다. 립스틱이나, 립글로즈는 공기에 노출이 잦기 때문에, 사용한 부분을 티슈로 꼼꼼하게 닦고 온도변화가 적은 곳에 보관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셰도우는 크림 타입인지 파우더 타입인 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약 3년으로 볼 수 있다.이처럼 화장품은 실제 사용하는 기간보다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지만, 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여성들은 드물다. 색조화장뿐 아니라, 가을 겨울과 같이 건조한 계절에 특히 더 사용량이 늘어나는 수분크림은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더 짧은 편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수분크림에 함유된 수분은 개봉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박테리아가 증식하게 되며, 기타 미생물들이 성장하게 된다. 또한, 방부제나, 다른 유해 첨가물을 함유하지 않은 유기농 화장품에는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으므로, 더 빨리 변질되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미앤미클리닉 이형철 원장은 "피부에 필수적인 자외선차단제 역시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제품을 쓰면, 오히려 피부 트러블을 유발하기 쉽다"며 "또한, 여드름성 피부를 가진 이들이 바르는 각종 여드름 제품들도 사용기한을 잘 살핀 뒤, 사용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온도로 화장품이 잘 변질될 수 있어 여름철에 구입한 제품에 대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이 원장은 "피부를 개선하거나, 피부 상태를 개선하고자 바르는 화장품이 오히려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화장품을 살 땐 구입날짜를 용기에 표시해두는 것이 현명하다"며 "오래된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면 그 기능을 하지 못하므로, 기미 또는 잡티가 더 많이 생겨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