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펀드, 불황에도 名品 수익률

샤넬 가방을 사두면 몇 년 뒤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새로운 재테크 개념으로 등장한 '샤테크'라는 신조어. 길 한가운데에 서 있으면 3초마다 하나씩 볼 수 있다는 루이비통 가방을 일컫는 용어 '3초백'. 불황 속에서도 명품 가게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고객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불안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주식을 편입한 '럭셔리 펀드'가 수익률도 명품(名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미국·유럽발(發) 악재 속에서 럭셔리펀드는 금펀드(-8.28%)를 포함한 모든 테마 펀드를 따돌리고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8일 기준, 최근 1개월 럭셔리 펀드는 1.8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테마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1.5%가 넘는 수익률을 자랑했으며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2.72%)와 해외 주식형 펀드(-8.3%) 성과를 훨씬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불황 속에서도 명품업체들의 주고객층인 고소득층의 경우 경기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럭셔리 펀드가 소비의 양극화를 반영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또 럭셔리 펀드가 투자하는 기업이 대외 경제 악재 진원지인 미국·유럽 증시에 상장돼 있지만, 이들은 오히려 신흥국으로 매출을 다변화하며 신흥국 소비 확대에 수혜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최근 한 달 럭셔리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에스티로더는 독일 증시가 0.2% 하락하는 동안 6.5% 올랐다. 스와치는 약 3.2% 올랐다.

다만 럭셔리 펀드라고 해서 불황 속에 항상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럭셔리 펀드가 6~11% 투자하고 있는 루이비통의 모기업,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는 최근 한 달 프랑스 증시가 4.3% 하락하는 동안 함께 약 4.8% 하락했다. 삼성증권 김태훈 애널리스트는 "럭셔리 펀드도 명품업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이므로 증시 등락에 영향을 아예 안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럭셔리 펀드를 분할 매수 혹은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 투자하기를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