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널뛰기 증시, 유연해야 산다

"주식 투자를 계속하나, 아니면 당장 현금화하나."

요즘 투자자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불안하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폭락했을까 봐 '아침이 무섭다'는 투자자들이 넘쳐난다. 증시가 급락한 다음 날 다시 급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이용해 산출하는 변동성지수는 이달 43.29를 기록해, 지난달보다 54% 넘게 치솟았다. 공포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마구 내던졌다가 좋은 소식이 나오면 다시 사들이는 투자를 반복하면서 증시의 등락폭이 커지는 것이다.

이처럼 리스크(위험자산) 투자에 빨간 불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고 있어 '리스크 온오프(on-off) 시대'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에게 즉시 전파되면서 공포감도 24시간 내에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또 미국으로 전염된다는 것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측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리스크 온오프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나 미국 경기둔화 같은 주요 이슈는 단시일에 해결될 수 없는 만큼 투자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리스크 온오프 시대의 투자법으로 크게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연 7~8%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방망이를 짧게 잡고 돈을 굴리는 '게릴라식 투자 전략'이다. 서기수 A+에셋 수석연구원은 "요즘처럼 주가가 급변동할 땐 폭락일에 추가 납입했다가 오르면 빠지는 기동력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달 일정한 날에 펀드나 주식에 꼬박꼬박 적립식으로 투자하기보다 타이밍을 보면서 치고 빠지는 투자가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주식과 채권, 원자재, 현금 등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는 '멀티에셋(multi-asset) 투자 전략'이다. 어느 자산이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지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까지 두루 투자하면 순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보다 손실 위험이 작다는 것이다. 채권 투자도 예외는 아니다. 불확실한 시기엔 국채와 회사채, 하이일드채권, 이머징마켓채권 등 여러 가지 유형의 채권에 유연하게 투자하는 전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고배당을 통한 방어 전략'이다.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대다수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많이 상승해 일부 상품은 국채나 은행 예금보다 쏠쏠해졌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달 현재 배당지수(KODI) 구성 종목들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2.27%로 지난해 말 배당수익률(1.56%)보다 높아진 상태다. 도미닉 로시 피델리티자산운용 글로벌 CIO는 "지난 20년간 투자자들은 자본이익을 좇아 주식을 매수해 왔지만 앞으론 배당소득을 보고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에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고배당주에 주로 투자하는 배당주펀드도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