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 전세금 비싼 소형 아파트를 사라

정부가 침체된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핵심은 수도권에서 주택 1채만 세(貰)를 놓아도 재산세 등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임대주택 사업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낮아진 문턱만 바라보고 임대사업을 섣불리 시작했다가 임대료 연체, 자산가치 하락 등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입지 분석은 물론 임대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자산 관리와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세금 비율 높은 소형 아파트 '주목'

임대사업에 유리한 주택은 전용면적 60㎡ 안팎 소형 아파트다. 1~2인 가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데다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동안 임대료 상승률을 보더라도 아파트는 오피스텔이나 다가구주택보다 높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국 주택 전세금이 평균 49.4% 올랐는데 아파트는 71.3% 상승했다. 단독주택(12.8%)과 연립주택(38.2%)은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

소형 아파트에 투자할 때 무턱대고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은 아파트 단지를 찾는 것은 금물이다. 매매가격이 떨어져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호재가 있거나 입지여건이 좋고 단지 규모는 500가구 이상, 지하철과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알아보는 게 좋다.

오피스텔의 경우 투자 수익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원칙적으로 오피스텔은 월세 등 임대료 수익을 주로 따지게 되지만, 나중에 처분할 때 시세가 구입가격보다 낮거나 거래가 안돼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투자 수익을 높이려면 취득가격을 낮추고 임대료를 높여야 한다"며 "하지만 최근 임대료는 오르지 않고 취득가격만 올라가 수익률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하는 임대사업자라면 오는 10월 이후 사업자로 등록하는 게 좋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이번 활성화 대책으로 받게 될 각종 세제 혜택은 시행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임대사업을 적어도 5년 이상 하지 않으면 감면받았던 세금을 모두 환급해야 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아파트는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단기간에 공급이 늘어나기 쉽지 않은 데 비해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수요보다 공급이 빠르게 증가해 월세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투자지역으로는 서울과 가까우면서 매매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세금이 강세를 보이는 곳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을수록 투자 대비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다. 경기도 안양·수원·화성·오산·하남·구리시 등지의 중소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전세금이 더 많이 오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대문구 아현동과 도봉구 창동, 강남구 역삼동 등이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은 편이다.

◆단지 규모가 큰 주상복합 오피스텔에 관심

그동안 오피스텔은 주거용이 아닌 업무용으로 등록해 임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거용으로 등록하면 종합부동산세·양도세 합산 대상에 포함돼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했다. 그렇다고 업무용으로 등록하고 거주용으로 사용할 경우 추후 세금을 추징당할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오피스텔에 대해 취득세를 면제시켜줄 뿐 아니라 종부세·양도세도 감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투자금액이 적지만 은행 이자보다 높은 임대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최근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오피스텔 투자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수도권에서 분양될 오피스텔은 총 4240실에 달한다.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최근 편의시설과 주차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단지 규모가 크고 주상복합아파트와 함께 있는 오피스텔일수록 세입자를 구하기 쉽다"고 말했다.

◆임대 수익뿐 아니라 자산가치 하락도 주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