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 직접 가을 느끼러

하늘은 높고 푸르고, 공기는 맑고 서늘하다. 지긋지긋하게 내린 비로 집 안에만 있느라 좀이 슬 지경인 몸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자. 가을을 맞아 전국 지자체들이 준비한 축제 중 알짜를 골라 소개한다.

양양_송이축제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가을은 송이철이다. 특히 양양 송이는 향이 풍부하고 수분 함량이 낮아 살이 단단하다. 송이를 직접 채취하고 다양한 송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산신제, 전통민속공연, 전통혼례식, 농가 홈스테이, 양양 일대에서 전해지는 탁장사 설화를 놀이로 만든 탁장사 대회 등이 포함돼 있다. 2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로 선정됐다.

①장소: 강원도 양양 남대천 둔치 송이산지 일대 ②날짜: 9월 29일~10월 3일 ③문의: (033)670-2114 song-i.yangyang.go.kr

광주_7080 충장축제

광주광역시 동구 지역이 가장 번창했던 1970∼80년대의 추억을 소재로 한 문화축제다. 1만여명이 참가하는 거리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당시 삶의 모습을 재현한 시간여행 전시관, 댄스 공연, 가을운동회·비석치기·고무줄 등 추억 한마당, 7080 포크송 페스티벌 등 추억을 소재로 한 행사들이 마련된다.

①광주광역시 충장로, 금남로, 예술의 거리 ②9월 27일~10월 2일 ③(062)608-2247 www.cjr7080.com

천안_홍타령 축제

"천안 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은 흥~" 민요 천안삼거리는 '흥~'하는 구절이 여러 번 나와 흥타령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이름을 따온 춤 축제다. 학생부·일반부·흥타령부·실버부로 나뉘어 춤 경연이 진행되고, 세계 20여개국의 민속춤 공연도 펼쳐진다. 도심지역에서 60여개 팀이 참가하는 거리 퍼레이드가 열리고, 마당극 '능소전' 공연과 흥타령 풍물난장, 거봉포도 와이너리, 대학동아리 한마당 등의 행사도 마련됐다.

①충남 천안삼거리공원, 천안역 광장 ②9월 28일~10월 3일 ③(041)521-5164 festival.cheonan.go.kr

김제_지평선 축제

산이 많은 한국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가운데 하나가 김제다. 한국 최대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와 한국 최대의 고대(古代) 저수지인 벽골제를 활용한 축제다. 벼베기 시연, 벼 수확체험, 황금들녘 메뚜기 잡기, 지푸라기 공예 체험, 허수아비 만들기, 가마니 짜기 등 벼농사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과 벽골제 제사 등이 마련됐다. 입석줄다리기, 쌍룡놀이 등 민속놀이도 준비됐다.

①전북 벽골제·김제시 일대 ②9월 29일~10월 3일 ③(063)540-3031 festival.gimje.go.kr

이천_쌀문화 축제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쌀 생산지로 이름 날렸던 이천. 당연히 쌀 축제를 연다. 임금님진상행렬을 비롯해 거북놀이, 풍년마당극, 장승제, 짚풀공예, 탈곡마당, 대동놀이 등 다양한 쌀 관련 행사가 마련된다. 간 김에 이천쌀밥도 맛보자. 고미정(031-634-4811), 원이쌀밥(031-636-0893), 청목(031-906-7177) 등 이천쌀밥을 내세운 식당이 곳곳에 있다. 농협에서 저온 보관하는 벼를 그날그날 도정해 밥을 지어 아무 때나 가도 밥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식당 주인들은 "가을 추수 직후 밥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1인당 1만1000원쯤 한다.

①경기도 이천시 설봉공원 ②11월 3~6일 ③(031)644-4125 www.ricefestival.or.kr

진주_남강 유등축제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1592년, 김시민 장군은 3800명의 군사로 진주성에서 2만의 왜군을 물리쳤다. 이때 남강에 등불을 띄워 강을 건너는 적군을 저지하고 군사들이 성 밖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 수단으로 활용했던 것이 유등 축제의 기원이다. 초혼 점등, 소망등 달기와 풍등 날리기 등의 행사가 열리고, 소망기원등 만들기와 같은 체험 행사도 준비됐다. 세계 여러 나라의 등이 전시된다.

①경남 진주성·남강 일대 ②10월 1~12일 ③(055) 761-9111 www.yudeung.com

영동_난계 국악축제

난계 박연(1378~1458)은 우륵, 왕산악과 함께 국악의 3대 악성(樂聖)으로 꼽힌다. 조선 초기 음악제도를 정비해 국악의 기틀을 다진 인물로 평가된다. 박연이 태어난 곳이 영동. 매년 가을 국악을 테마로 한 축제를 연다. 풍물놀이, 전통 타악, 민요, 산대놀이, 국악 관현악 등 다양한 분야의 국악과 록, 재즈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국악기 연주·제작체험도 마련됐다. 전국 시조 경창대회도 행사 기간 중 열린다.

①충북 영동 용두공원·영동체육관·난계사 일대 ②10월 6~9일 ③(043)740-3215 www.nanmf.org

수원_ 화성 문화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일대에서 펼쳐진다. 정조대왕 친림 과거시험과 2400여명이 참여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재연 등 화성을 축조한 정조를 소재로 한 행사가 많다. 본국검, 마상무예, 무예 24기를 선보이는 야간 군사훈련 재연과 성곽에서 펼쳐지는 공성전 퍼포먼스도 마련됐다. 짚신 신고 화성 걷기, 화성 골든벨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있다.

①경기도 화성행궁, 화성행궁 광장 일대 ②10월 7~10일 ③(031)228-2068 shfes.suwon.go.kr

영주_ 풍기인삼 축제

영주시 풍기읍은 예로부터 유명한 인삼 산지다. 24절기상의 백로를 지나 약효 성분이 충분히 축적됐을 때 수확하는데 이때 풍기인삼축제를 함께 연다. 인삼 캐기, 인삼 깎기, 인삼 요리 만들기 등의 체험 행사와 전국 우량인삼 선발대회 등이 열린다. 풍기인삼갈비(054-635-2382)는 인삼을 넣은 갈비가 유명한 곳이다. 꿀에 찍어 먹는 인삼튀김도 별미다.

①경북 영주시 풍기읍 남원천변 ②10월 7~12일 ③(054)635-0020 www.ginsengfestival.com  

장갑차 타고, 수류탄 던지고… 배고프면 전투식량 먹고
오늘 하루 군인 체험 어때?

계룡_ 지상군 페스티벌

한국에서 군대와 관련 없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군에 관심도 크다. 가지 않는 이들에게는 호기심, 이미 다녀온 이들에게는 추억의 대상이다. 군에 대해 알고 싶고 체험하고 싶은 모든 이를 위한 축제를 육군에서 마련했다. 지상군 페스티벌 행사기획단 김봉영 소령은 "우리 군을 신뢰하고 사랑해달라고,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 마련한 축제"라고 축제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볼거리가 화려하다. K-9 자주포, K-1 전차, AH-1 코브라 헬기, 브래들리 장갑차 등 육군 주력 장비가 눈길을 끈다. K200 장갑차에는 직접 타볼 수도 있다. AVLB 교량전차가 어떻게 강에 다리를 놓고 병력이 건널 수 있도록 하는지 시연도 한다.

논산훈련소 입대를 앞둔 아들이나 애인을 둔 이들이라면 훈련병들이 어떻게 훈련을 받는지 구경하거나 체험할 수 있다. 외줄·두줄 타기, 등판 오르기, 수류탄 투척 등 병영 훈련 체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마련된다. 육·해·공군을 지휘하는 계룡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는 계룡대 영내 투어도 인기가 높다. 전투식량을 맛볼 수도 있고 살 수도 있다. 김봉영 소령은 "전투식량은 반찬 종류나 가짓수, 기능 등에 따라 가격이 3500원부터 9000원까지 다양하다"면서 "줄을 당기면 고체연료가 가열되면서 음식을 덥혀주는 9000원짜리가 가장 인기"라고 했다.

전투식량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김 소령은 계룡대 바깥에 있는 식당 중 '흥부와놀부'를 추천했다. 함초칼국수(5500원), 함초보리밥(5000원) 등 몸에 이로운 함초(鹹草)를 이용한 음식을 두루 낸다. 주문이 들어와야 오리를 잡아 준비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최소 2시간 전 주문해야 하는 '함초오리한방백숙(4만5000원)'이 추천 메뉴. 모든 체험·투어 프로그램이 무료. 5000대 이상 수용 가능한 넓은 주차장도 다른 축제와 다른 장점이다. 시간이 남으면 천마산이나 향적산 국사봉을 등산해도 괜찮다. 조선 중기 유학자 김장생의 고택 '은농재'도 볼 만하다.

①충남 계룡시 계룡대 일대 ②10월5~9일 ③(042)550-1695~98 www.armyfe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