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방 천사 떠나보내는 날, 이웃들 가슴에 눈물이 내렸다

"아저씨 잘 가요. 꼭 우리 가게로 다시 와요."

월급 70만원을 쪼개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돕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중국집 배달원 김우수(54)씨가 하늘로 떠난 29일,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새벽 4시 30분 한 중년 남성이 "(김우수씨 생각에) 도무지 잠이 오지 않더라"며 조문을 왔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가는 길에 들른 한 청년은 "(아침)신문을 진열하다 김씨 기사를 읽고 가슴이 찡해져 오게 됐다"고 했다.

빈소가 차려진 28일부터 29일 정오까지 350여명이 찾아왔다. 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은 "알던 사람 조문 가기도 쉽지 않은데, 스스로 찾아준 분들이 감사하다"고 했다.

어린이재단 후원회장으로 상주를 맡아준 배우 최불암씨가 영정 앞에 소주 한 잔과 마른안주로 상을 만들었다. "김우수씨, 이제 (후원금 모을 걱정 말고) 마음 편히 들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김씨는 아이들 후원금을 모으려고 5년 전 술을 끊었다.

김씨가 일했던 서울 일원동 동보성 사장 부부와 직원들, 하루 휴가를 낸 이웃 중국집 배달원이 김씨를 배웅했다.

영결식장은 눈물바다였다. 김씨는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 화장터에 있는 예원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청와대 만찬에 초대받은 날 찍은 사진과 후원 아동들로부터 받은 편지가 함께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