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새는 장롱카드는 버리고… 돈 되는 카드 포인트 챙겨라

다양한 할인 혜택과 서비스로 무장하고 소비자를 유혹하는 신용카드. 과도한 소비를 조장해 '재테크의 적(敵)'이란 비난도 받지만,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잘만 활용하면 살림에 큰 보탬이 된다. 하지만 잘 알지 못하고 사용하면 나도 모르게 돈이 새어 버릴 수 있다. 카드 이용자들이 꼭 알아둬야 할 세 가지 체크 포인트를 소개한다.

①쓰지 않는 장롱카드는 버려라

신용카드를 여러 장 만들다보면 자주 사용하는 주력 카드가 생기는 반면, 장롱 속에서 잠자는 휴면 카드도 생기기 일쑤다. 이런 '장롱카드'는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돈이 줄줄 새게 하는 주범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과거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휴면 카드가 3300만장으로 전체 발급 카드의 4분의 1까지 늘어났다. 카드사들이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하면서 휴면 카드 수가 6개월 사이 166만장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사용 실적이 전혀 없는 휴면 카드라도 연회비는 그대로 부과된다는 점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 감독 당국 지침에 따라 신규 카드 발급을 하면 반드시 연회비를 받도록 돼 있다"며 "발급 첫해에는 실적에 관계없이 부과하고 다음 해부터는 실적이 없으면 청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일부 카드사는 소비자가 해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장롱카드라도 연회비를 계속해서 물리고 있다. 내가 만든 카드가 몇 장이나 되는지 조회해 보려면 개인신용 평가업체인 올크레딧(www.allcredit.co.kr)이나 은행연합회 본인 신용 정보 확인 시스템인 크레딧포유(www.credit4u.or.kr)에서 알아보면 된다. 단 조회를 해보려면 범용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회원 가입을 해야한다.

②슬금슬금 바뀌는 할인 기준 챙겨라

최근 정부가 카드사의 외형 확대 경쟁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카드사도 혜택을 푸짐하게 주는 카드를 내놓기가 어려워졌다. 동시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일부 카드사는 슬금슬금 할인·포인트 적립 규정을 바꾸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무이자 할부 거래에 포인트나 항공 마일리지를 따로 적립해주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일부 카드사는 할인 혜택의 기준이 되는 전달 결제 금액 기준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표 참조〉. 아무 생각 없이 카드만 긁다간 돈만 쓰고 혜택은 챙기지 못하게 될 수 있으니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카드사는 규정 변경 내용을 각사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서만 알리기 때문에 소비자가 먼저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③아까운 포인트, 놓치지 마라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할 때 사람들이 선호하는 혜택 중 한 가지가 포인트 적립이다. 카드사가 쌓아준 포인트는 제휴 할인처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현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포인트 사용법이나 사용처를 잘 몰라서 적립해 둔 포인트를 쌓기만 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특히 카드 포인트에는 '수명'(5년)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엔 손해 보기 십상이다. 카드 포인트는 통상 5년이 지나면 월 단위로 소멸된다. 예를 들어 2006년 9월에 적립한 포인트라면 2011년 9월에 소멸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카드 포인트를 손쉽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카드사가 운영하는 포인트몰이 편리하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등은 자체 포인트 쇼핑몰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포인트를 기프트카드나 상품권, 현금으로 바꿀 수도 있다. 신한카드와 KB카드 등은 적립된 포인트가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현금으로 바꿔 계열 은행의 계좌에 입금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나SK카드와 비씨카드는 각각 3만포인트 이상 쌓이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에선 재산세, 취득세, 자동차세 등 지방세와 상하수도 요금, 과태료를 카드 포인트로 결제할 수도 있다. 서울시 지방세 인터넷 납부 시스템(etax.seoul.go.kr)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