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쯤엔 증시 좋을 것… 지금은 원금보장 ELS가 매력적"

"주가연계증권(ELS)으로 달리려면 원금보장형 안전벨트를 매세요!"(유형석 대우증권 팀장)

"소형주택을 매입해 마르지 않는 월급 통장을 만들어 보세요."(박준오 삼성생명 차장)

좀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시기에 갈피를 못 잡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머니섹션 M이 투자자들을 위해 M포럼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들어 봤다. M포럼은 전문가들이 소비자들에게 주식·부동산 등과 관련된 상담을 해주는 것은 물론,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지식 기부 모임이다. 참석자는 김도현 한국투자증권 마스터PB, 김용구 대신증권 컨설팅랩 팀장, 박준오 삼성생명 차장(계리사), 배종우 하나은행 PB팀장, 유형석 대우증권 PB컨설팅 팀장(가나다순)이다.

◆금융불안 장기화… 현금 늘려라

―유형석:지난 5월 처음 M포럼에 참석했을 때 금융시장의 4대 변수 얘기를 꺼낸 적이 있었다. 당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유럽의 위기를 언급했었던 기억이 난다.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위기가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투자자들 대부분이 당황하는 눈치다.

―김도현:지금 만약 과하게 위험자산을 갖고 있거나 주가가 하락할 때의 수용도가 지금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면 하루빨리 위험자산을 정리하는 게 낫다. 현재 불안한 상황은 장기적으로 더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요즘 증권업계에서는 "절대 밤을 넘기면 안 된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다. 간밤에 해외 증시의 영향을 받아 금융시장이 갑자기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종우:현재 유럽으로부터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은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돈을 풀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유럽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책적 공조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은 앞으로 계속 어려워질 것이다.

―김용구:그동안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간과한 것이 많다. 유럽은 여러 나라가 맞물려 있는 지역 공동체다. 예컨대 이탈리아의 국채를 갖고 있는 곳이 프랑스와 독일인데, 한 군데가 쓰러지면 연쇄적으로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유럽지역의 문제는 화폐는 통합을 했는데, 재정은 통합이 안 됐다는 점이다. 유로화를 묶어놓으니까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각국이 환율 정책을 펼 수가 없다. 부도위기에 몰린 그리스는 2년 전부터 유로존에서 탈퇴를 해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올 정도다.

◆바닥은 내년 봄 '투자 기회 엿봐라'

―유형석:증시가 반등할 수 있는 시점은 내년 2~3분기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손실 폭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매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원금보장형 주식연계증권(ELS)이 매력적이다.

―김도현:바닥을 판단하는 기준은 두 가지다. 만약 지금의 금융시장 불안이 경기둔화로 이어진다면 내년 봄이 바닥일 것이다. 그러나 경기후퇴라면 내년 가을이나 되어야 바닥이다. 이때가 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라도 주식을 사야 한다.

―김용구:다수의 유럽은행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한 국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지고, 언론에서 '백약이 무효'라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가 바닥이다.

◆랩(Wrap) 과감히 팔고, 채권 사라

―김도현:최근 가장 속상한 고객들은 증시 고점에 랩(맞춤형 종합자산관리계좌)에 가입한 고객들이거나 ELS를 샀는데 녹인(Knock-In, ELS의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생기는 구간)된 고객들이다. 반면 펀드투자자들의 경우 현재 손실이 마이너스 20%까지 된 펀드들이 많지 않아서 생각보다 괜찮다. 20% 안팎의 손실은 시간이 지나면 만회가 가능하다.

―배종우:요즘 고객들이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을 많이 찾는다. 5%대의 특판예금 금리를 주는 곳도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에 손실을 두려워하는 고객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정기예금이기 때문에 만기 연장은 안 된다.

―유형석:지금은 지키는 것보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손실이 나더라도 나중에 만회할 날을 기약하며 일단 살아남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현금이 많은 투자자라면 적립식 상품이 적합하다. 또 주가가 많이 하락한 우량주는 주가가 빠질 때마다 조금씩 사서 모아두는 것도 괜찮다.

―김용구:주식과 부동산 등 모든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금리도 하락하고 있는데, 채권은 오히려 금리가 하락하면 좋다. 향후 3~6개월간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농산물이나 금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인데, 조금 위험할 순 있다.

―배종우: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연계신탁(ELT, Equity Linked Trust)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 상품은 투자한 주식이 손실구간에 들어가면 만기 때 주식으로 주기 때문에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팔 수 있다. 주식형 펀드보다는 안정적이고, 기대 수익률도 연 8% 정도다. 하이일드채권 투자도 유효하다. 원화 환율이 급등한 시점에 투자하면 향후 외환시장이 안정됐을 때 채권 수익에 더해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다.

◆종신형 연금으로 노후 준비

―박준오:상반기에는 베이비붐 세대와 맞물려 즉시형 연금의 인기가 좋았다. 즉시형 연금은 변액이 거의 없고 공시이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최근 금융불안 상황과는 큰 관련이 없다. 노후에 대비하려는 고객들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종신형 연금을 많이 찾는다. 연금이 개시되면 보증지급기간을 선택할 수 있는데, 10년보다는 20~30년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다.

―배종우:종신형 연금은 고객들이 알아서 찾는 상품이다. 원금은 건드리지 않고 이자만 연금 형태로 받다가 나중에 원금이 상속이 되는 유형도 인기가 높다.

―유형석:변액보험은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한다. 고객들 중에서는 변액보험이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투자시 신중해야 한다. 주식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어려운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다.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내집마련, 내년 상반기 노려라

―김도현:현재 전세가격이 주택 매매가격의 70% 수준까지 왔다. 요즘 전세 물량은 씨가 마르고 있다. 차라리 대출받아서 사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이 큰돈을 버는 시장은 이제 지난 것이 사실이지만, 실수요자라면 내년 봄까지 주택 구입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박준오: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제개편안을 보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형 주택보다는 소형 주택에 초점을 맞춰라. 강남 자산가들은 부동산에 투자해 20억~30억원씩 묵히고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