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기능 알면 암 정복 보인다

몸속 면역세포 연구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항암면역세포치료'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항암면역세포치료는 환자 혈액에서 직접 면역세포를 채취, 체외에서의 배양을 통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요법으로, 면역세포 수를 증대시키거나, 기능을 강화한 뒤, 다시 체내로 주입, 암을 치료하게 된다.몸 속에는 암세포 항원을 인식하는 세포,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세포, 이미 발생한 암세포를 없애는 세포, 항암치료 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가 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하루에 300~1000개의 암세포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몸 안에 암세포가 생기지만, 이를 파괴하는 면역기능이 원활하므로, 암을 앓지 않게 된다. 반면, 면역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는 암세포가 죽지 않고 살아남게 돼 암에 걸린다. 이에 따라, 이런 면역기능들을 알면, 면역세포와 연관돼 암을 막고,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다. 항암면역세포치료는 이미 활발히 연구 개발되고 있다. 이번에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랠프 슈타인만 박사(69, 캐나다)는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를 약 40년 전 처음으로 찾아냈고, 이후 의학계가 주목하며, 그 공로로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 국립암센터, 치료제 자체 개발 '임상 돌입'.."일반 항암제보다 부작용 적다"국내 역시 기업과 의료기관 등에서 연구 등을 하고 있다.대표 의료기관으로는, 국립암센터가 자체 개발한 항암면역세포치료제가 있고, 지난 6월 임상에 돌입했다.  국립암센터는 비인두암 전신재발 환자인 62세 여성에게 항암면역세포치료를 시작했다. 이 임상은 EB 바이러스 관련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유래 세포 독성 T 면역세포 치료제인 '엡비엔티셀'의 안전성을 관찰하는 제 1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 EB 바이러스는 피곤할 때 입술에 물집이 생기게 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일종으로, 아동기에 감염되며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정상 세포를 악성 세포로 변화, 버킷 림프종 및 비인두암, 호지킨 림프종, 림프세포증식 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위암, 유방암, 폐암 등의 발생과도 관련돼 있다고 국립암센터는 소개했다.국립암센터 권병세 박사는 "이는 일반적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지만, 효능이 높은  새로운 항암요법이 될 것"이라며 "면역 조절 단백질을 이용함으로써, 체외에서 배양 증폭하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노벨생리의학상은 '면역반응 연구' 공로 3명..1명은 사망한편,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에는 면역체계 활성화에 연구 업적을 보인 슈타인만 박사 외에, 브루스 보이틀러(54, 미국), 율레스 호프만(71, 룩셈부르크) 박사가 수상했다.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이들 수상자는 외부 병원체의 인식 단계부터 면역반응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면역체계의 전반적인 작용을 규명함으로써, 암 퇴치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보이틀러와 호프만 박사의 경우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를 인식하는 수용체를 찾고, 이 수용체로부터 비롯되는 초기 면역반응, 즉 선천성 면역반응을 발굴한 공로가 인정됐다. 다만, 슈타인만 박사는 노벨상 발표 사흘 전에 췌장암으로 숨져, 규정에 따라, 수여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 발표 전 사망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지 않은 게 규정이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