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을 올해보다 높이고 지역별 격차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단독주택과 토지 소유자의 재산세·증여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 부담이 올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보다 턱없이 낮아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내년부터 재산세 등의 과세 기준이 되는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을 현행보다 일정부분 높이는 방향으로 공시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그동안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은 아파트보다 훨씬 낮았다. 올해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은 평균 58.8%, 토지는 57.1%로 공동주택(72.7%)보다 14%포인트 이상 낮았다. 지역별로도 광주광역시의 단독주택은 시세반영률이 평균 75.8%인 반면 서울은 30%포인트 낮은 45%에 그쳤다.
국토부는 내년 초 발표할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토지 공시지가 평가분부터 시세반영률을 현행보다 높일 계획이다. 또 평가된 공시가격의 적정성과 지역별 균형성을 한국감정원에 맡겨 검증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단독주택과 토지 보유자는 올해보다 세금 부담이 커지게 됐다.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와 상속·증여세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세무법인 코리아베스트 주용철 세무사는 "시세보다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서울·수도권의 단독주택이나 토지 소유자의 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현재 60% 미만인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당장 공동주택 수준인 70~80%까지 높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독주택은 실거래가 많지 않고 개별성이 강해 가격을 표준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공시가격을 한꺼번에 올리면 조세 저항 등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단독주택과 토지의 시세반영률을 현행보다 소폭 높이면서 지역별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