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잘 생긴다면 6시간 이상 배 곯지 마라”

20대 신입사원 신모씨는 두통을 달고 산다. 그러나 매번 병원에 갈 수 없어 진통제를 복용하곤 하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다. 신씨는 어렸을 적부터 불규칙적 식사와 함께 편식을 하고 콜라와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있다. 대학 때부터 서울에서 혼자 지낸 신씨는 끼니도 거르는 편이어서, 회사에서도 이 습관이 배어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신입사원이라 배울 것이 많은 신씨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나 통조림, 샌드위치 등으로 때우기 일쑤다. 신씨는 커피도 예전보다 더 마시는 편이다. 신씨처럼 두통을 앓는 사람은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전체 인구의 90% 이상은 두통을 경험하는데, 여성의 66%, 남성의 57%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두통 때문에 고통을 받는 통계 자료도 있다. 이처럼 두통은 현대인들의 일상 생활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 통증 전문가들은 진통제를 복용해도 일시적일 뿐, 두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식습관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씨처럼 커피 등과 같은 카페인 음료를 입에 달고 산다든지, 햄이나 조미료가 듬뿍 든 음식을 평소 즐겨 먹는다든지, 또는 끼니와 끼니 사이의 간격이 너무 길지나 않은 지 한번쯤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전문의들은 6시간이나 지났음에도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은 두통을 유발하는 큰 원인 중 하나라며 경고한다. 음식을 오래도록 먹지 않으면 혈당치가 낮아지고 이 때문에 뇌로 혈당을 공급하는 혈관이 보상적으로 뇌혈류를 빠르게 하고자 수축하게 된다. 혈관이 수축함에 따라 혈관 주변의 말초신경이 자극돼 두통이 생기는 것. 긴 식사 간격으로 생기는 두통을 피하기 위해서는 하루 2~3차례 많은 양의 식사를 하는 것보다는 소량의 음식을 4~5번 먹는 것이 낫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두통을 유발시키는 대표적인 음식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카페인카페인은 일차적으로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이후에 카페인 효과가 없어지면서 혈관을 확장시키므로 두통을 일으킨다. 대표적 카페인 음료인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시면 혈관이 더 확장된다. 하루에 435mg 가량의 카페인 섭취에 따라, 두통이 6일 동안 지속됐다는 보고도 있다. 일반적으로 커피 한 잔에는 약 80~12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페인은 커피 외에도 콜라, 홍차, 코코아, 초콜릿 등에도 함유돼 있으므로 이 역시 주의해야 한다. ▲ MSG조미료로 사용되는 MSG는 음식의 향료 성분으로 섭취 때 일반인의 10~25%에서 두통, 발한, 흉부, 안면, 턱의 조임감을 유발한다. 두통은 MSG를 섭취하고 15~30분 뒤 발생하는데, 이 때 관자놀이와 이마 부위에서 지끈거리거나 조이는 듯한 통증이 된다. MSG는 알코올과 같이 섭취하면 두통이 더 심하게 드러난다.MSG가 많은 음식으로는 가공 조미료 및 조리용 첨가제, 가공육류와 인스턴트 캔 식품, 감자 및 옥수수 스낵류, 샐러드의 드레싱, 마요네즈 등이 있다. 가공된 양념류 등에 많이 쓰이는 가수분해된 야채단백(hydrolyzed vegetable protein) 또는 가수분해된 식물단백(hydrolyzed plant protein) 성분에도 약 30%의 MSG가 숨어 있으므로 식품 구매 때 구성 성분명 및 함량을 확인하도록 한다. ▲ 기타 감미료카페인과 MSG 외에도 두통 유발 음식은 적지 않다. 아민과 아질산염, 아스파탐도 해당된다. 아민은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곧 이어 혈관 팽창을 가져와 두통을 불러온다. 아민을 많이 함유한 음식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콜릿, 요구르트, 치즈 등이 있다. 육류 보존제로 쓰이는 아질산염은 예민한 사람에게는 심한 두통을 일으킨다. 아질산염이 많은 음식으로는 핫도그를 비롯해 소시지, 베이컨, 훈제 생선, 캔에 들어있는 햄, 소금에 절인 고기, 살라미, 볼로냐, 페퍼로니 등이다.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도 두통 유발인자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청량음료, 껌, 저칼로리성 아이스크림과 디저트류에 아스파탐이 들어있는 지 살펴보고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한다. <도움말 : 대한두통학회, 건국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