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삼성전자 2개월 새 20만원 올라

삼성전자를 선두로 IT(전기전자)주가 강세를 보이며 '왕의 귀환'을 알리고 있다.

10일 삼성전자는 1.6% 상승하며 8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실적에 대한 우려로 67만원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2개월 새 20만원 뛰어올랐다. 지난 8~9월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2.5%, 5.9% 상승했고, 삼성전기, 하이닉스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하루만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일명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던 IT주는 최근 한 달 11.8% 상승하며 주도주 지위 회복에 나섰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5% 하락했다.

◆자존심 회복 나선 IT주

IT주의 분위기가 반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부터다. 반도체와 LCD 가격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세계 경기 부진한 상황에서도 국내 IT 업체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IT주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4세대 이동통신(LTE)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IT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하반기 중국 국경절 특수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연중 최대 연말 쇼핑 시즌)'효과에 대한 기대도 IT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하며 수출 업체에 관심이 높아지며 '환율 수혜주'로도 IT주가 부각됐다.

무르익은 분위기에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IT주 상승에 불을 댕겼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하준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향상에 따라 삼성전자 부품 공급 업체의 매출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며 덕산하이메탈과 멜파스, 파트론, 와이솔 등 핵심 부품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IT 펀드 수익률도 우수

IT주가 강세를 보이며 IT주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3.6%를 기록한 반면, IT 펀드는 플러스 2.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12.3%, 배당주 펀드는 마이너스 5.2%를 기록했다.

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우리KOSEF IT상장지수증권투자신탁(주식)'이 최근 1개월 7.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한국거래소(KRX) IT지수를 따르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다. 이 밖에도 IT주에 주로 투자하는 '삼성IT강국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e)'과 '하나UBS IT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가 각각 3.9%, 2.9% 수익률을 기록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발목 잡을 수도

다만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기 민감주인 IT주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IT 제품의 수요는 경기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야 IT 업체의 실적도 좋아진다.

KB투자증권의 조성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고, LG전자도 LTE 사업에서 반전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삼성전기의 경우 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는 4분기 중반 이후 IT주에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