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7~9월) 돼야 경기 풀려" 20대그룹 비상경영
입력 : 2011.10.11 03:04
CEO와 전략·재무 최고 책임자 20명 설문
유럽 위기로 주문 물량 줄어, 6곳 내년 투자 0~30% 감축… "총선·대선 등 변수 많아 기업들 움츠릴 가능성 커"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20대 대기업 그룹 중 절반은 적어도 내년 3분기(7~9월)는 돼야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10개 그룹이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주문 물량이 이미 10%가량 감소했다고 밝혀, 금융시장 위기가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내년 경영전략 수립 때 리스크(위기)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특히 20대 그룹 중 6곳은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약 0~3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IMF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설비 투자가 매년 10%씩 증가해 온 점을 감안하면 6개 그룹이 한꺼번에 내년 설비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대기업들이 이번 재정 위기 여파가 길고 지루하게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는 것이다.
◆경기 불안에 총선·대선 등 악재
본지가 우리나라 상위 20대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와 전략·재무 담당 최고책임자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개 그룹이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하반기 주문 물량이 상반기보다 0~10% 감소했다'고 대답했으며, 한 곳은 2008년 금융 위기 때처럼 '10% 이상 감소'라고 밝혔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 전체의 실적 역시 6개 그룹만 '다소 호전'이라고 밝힌 반면, '다소 악화'라는 응답은 9곳이나 됐다. 대부분 기업은 선진국 침체로 인해 해외 시장뿐 아니라 국내 내수까지 동반 침체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내년 경기 전망과 경영 계획 수립에서도 대기업 그룹들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16개 그룹은 '불확실성이 커서 내년 경영 전망을 하기 힘들다'고 답했으며, 10개 그룹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가 지나야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엔 내년 세계 경기가 더블딥에 빠지고 2013년 이후에야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고 응답한 곳도 있었다. 4대 그룹의 한 CEO는 "유럽·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불안한 것 외에도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 등 경영 외적인 변수도 워낙 많기 때문에 기업들이 움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내년 경영전략 수립 때 리스크(위기)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특히 20대 그룹 중 6곳은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약 0~3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IMF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설비 투자가 매년 10%씩 증가해 온 점을 감안하면 6개 그룹이 한꺼번에 내년 설비 투자 축소 방침을 밝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대기업들이 이번 재정 위기 여파가 길고 지루하게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는 것이다.
◆경기 불안에 총선·대선 등 악재
본지가 우리나라 상위 20대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와 전략·재무 담당 최고책임자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개 그룹이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하반기 주문 물량이 상반기보다 0~10% 감소했다'고 대답했으며, 한 곳은 2008년 금융 위기 때처럼 '10% 이상 감소'라고 밝혔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 전체의 실적 역시 6개 그룹만 '다소 호전'이라고 밝힌 반면, '다소 악화'라는 응답은 9곳이나 됐다. 대부분 기업은 선진국 침체로 인해 해외 시장뿐 아니라 국내 내수까지 동반 침체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내년 경기 전망과 경영 계획 수립에서도 대기업 그룹들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16개 그룹은 '불확실성이 커서 내년 경영 전망을 하기 힘들다'고 답했으며, 10개 그룹은 '적어도 내년 하반기가 지나야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엔 내년 세계 경기가 더블딥에 빠지고 2013년 이후에야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고 응답한 곳도 있었다. 4대 그룹의 한 CEO는 "유럽·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불안한 것 외에도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 등 경영 외적인 변수도 워낙 많기 때문에 기업들이 움츠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투자 축소에 대규모 증자 등 위기 대비
내년 투자와 경영 실적 목표 수립에서도 20대 그룹이 느끼는 불확실성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우선 내년 투자와 관련, 올해보다 투자를 '0~30%까지 줄이겠다'는 응답과 '0~30% 늘리겠다'는 의견은 각각 6곳으로 팽팽히 맞섰다.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은 7곳이었으며,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하겠다'는 응답도 있었다.
LG그룹의 대표 계열사 중 한 곳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최근 "내년 LCD(액정표시장치) 신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IT경기 불황으로 TV·PC 등이 팔리지 않자 내린 고육지책이다. 한진해운은 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해운업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 되자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산업연구원 신현수 연구위원은 "현재 가장 큰 불확실성은 남유럽국가의 재정위기인데, 이 문제가 확실하게 매듭지어지지 않는 한 기업들은 투자에 머뭇거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대 그룹은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나 국제 유가 등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요동을 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 4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1050~1099원'을 예상하는 기업이 7곳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1150~1199원(5곳), 1100~1149원(4곳) 등의 순서였다. 이들 그룹은 또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년 신규채용만큼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14곳)하거나 확대하겠다(5곳)고 밝혔다.
◆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서)
김민철 하이닉스 부사장, 김영준 롯데경제경영연구소장(전무), 김유훈 대우조선해양 재경실장(부사장), 김일영 KT코퍼레이트 센터장(부사장), 김정호 CJ경영연구소장(상무), 남영선 ㈜한화 사장, 박광호 ㈜동부 사장, 박홍재 현대차 자동차산업연구소장(전무), 심동욱 포스코 재무실장(상무), 윤현동 이마트 지원본부장(부사장), 이광우 ㈜LS 사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이종철 STX 부회장,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최형희 두산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전무), 홍순기 GS 최고재무책임자(전무), 황선복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장(부사장), 황의균 SK㈜ 경영기획담당(상무),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상무)
내년 투자와 경영 실적 목표 수립에서도 20대 그룹이 느끼는 불확실성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우선 내년 투자와 관련, 올해보다 투자를 '0~30%까지 줄이겠다'는 응답과 '0~30% 늘리겠다'는 의견은 각각 6곳으로 팽팽히 맞섰다.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은 7곳이었으며,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하겠다'는 응답도 있었다.
LG그룹의 대표 계열사 중 한 곳인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최근 "내년 LCD(액정표시장치) 신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IT경기 불황으로 TV·PC 등이 팔리지 않자 내린 고육지책이다. 한진해운은 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해운업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 되자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산업연구원 신현수 연구위원은 "현재 가장 큰 불확실성은 남유럽국가의 재정위기인데, 이 문제가 확실하게 매듭지어지지 않는 한 기업들은 투자에 머뭇거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대 그룹은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나 국제 유가 등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요동을 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 4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1050~1099원'을 예상하는 기업이 7곳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1150~1199원(5곳), 1100~1149원(4곳) 등의 순서였다. 이들 그룹은 또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속에서도 내년 신규채용만큼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14곳)하거나 확대하겠다(5곳)고 밝혔다.
◆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서)
김민철 하이닉스 부사장, 김영준 롯데경제경영연구소장(전무), 김유훈 대우조선해양 재경실장(부사장), 김일영 KT코퍼레이트 센터장(부사장), 김정호 CJ경영연구소장(상무), 남영선 ㈜한화 사장, 박광호 ㈜동부 사장, 박홍재 현대차 자동차산업연구소장(전무), 심동욱 포스코 재무실장(상무), 윤현동 이마트 지원본부장(부사장), 이광우 ㈜LS 사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이종철 STX 부회장,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최형희 두산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전무), 홍순기 GS 최고재무책임자(전무), 황선복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장(부사장), 황의균 SK㈜ 경영기획담당(상무),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