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왜 경제위기에서 못 빠져나오나?" 질문에 "경제학은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이 결정된 후 처음 가진 오늘 아침 수업은 '통화와 금융' 보충수업이었습니다. 학생들이 몰려와 축하했느냐고요? 6명의 수업인데 그나마 한 명이 결석해, 5명을 데리고 조촐히 수업을 진행했지요."

통계와 수학을 경제학에 접목한 공로로 10일 노벨 경제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프린스턴대 크리스토퍼 심스(69) 교수는 이날 뉴저지주(州) 프린스턴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전 6시 15분쯤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걸어온 전화를 잘못 걸린 전화라 여기고 받지 않았다. 잠시 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한테 스웨덴에서 전화가 걸려올 시각이잖아'라는 생각이 머리를 강타해 벌떡 일어났고, 다행히 10분 후 그들이 다시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심스 교수가 이번 학기 프린스턴에서 진행하는 수업은 '통화와 금융'. 85명의 학생 중 26명만 얼마 전 내준 첫 과제를 제출했을 정도로 난도가 높은 과목으로 꼽힌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을 연 뉴욕대 토머스 사전트(68) 교수 역시 수상 소식 직후 한 일이 '강의 준비'였다고 말했다. 사전트 교수는 이번 학기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대학원에서 거시경제학 이론을 맡아 강의하고 있다. 사전트 교수는 "강의 준비가 미흡해 뉴욕에서 프린스턴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부족한 강의 준비를 마쳤다. 노벨상을 받았다 해도, 강의를 허술하게 하면 학생들이 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주째 이어지고 있는 월가 시위에 대해 심스 교수는 "나도 대학을 다닐 때 워싱턴 DC에서 핵실험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고 이를 여전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월가 시위는 정책 결정자들이 경제를 되살리지 못하는 데 대한 좌절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지만, 시위대의 주장과 목적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이 경제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전트 교수는 "경제학은 미래를 명확하게 예측하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인들은 경제학자들로부터 '잘 모르겠다'라는 답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학이 재미있는 이유는 많은 사례들의 상당한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늘 예외가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