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먹은 물펀드… 전세난에 뜬 기숙사 펀드

물, 와인, 명품…. 몇 년 전 쏟아졌던 이색 투자 펀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펀드들은 2007~2008년을 전후로 펀드가 대 유행하던 시기에 분산투자의 대안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위축되고 주가가 폭락하며 대다수 펀드가 한 차례 타격을 받았고, 올해는 유럽 재정위기로 경기 후퇴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다시 한번 악재를 만났다.

그럼에도 잘 나가는 펀드는 있다. 대학교 기숙사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매년 꾸준한 수익률을 올리며 사람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는 최근 수익률이 빠르게 살아나는 중이다.

◇물 먹은 물펀드, 와인펀드도 쓴맛

한때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물펀드는 '못난이 펀드'라는 오명을 씻지 못한 채 부진하다. 자산운용업계는 지난 2007년부터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으로 물 관련산업의 전망이 밝다"며 물펀드를 잇달아 선보였지만, 이들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물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1.9%(10월 12일 기준). 개별 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워터증권투자신탁 1(주식)(C)'과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증권투자신탁 1(주식)(A)'이 올해 각각 -22.1%, -10.5%의 수익률로 부진하다.

작년까지 선전하던 와인펀드도 올해는 고전 중이다. 도이치자산운용 '도이치DWS와인그로스(Wine Growth)실물'펀드는 최근 1년 동안은 8.74%의 수익률을 올리며 양호한 성적을 냈지만, 올 들어선 4.2%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전세난에 기숙사펀드 잘 나가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는 최근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럭셔리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6.32%로 아쉽지만, 최근 1주일 수익률은 9.42%로 돋보인다. 개별 펀드 중에는 '우리Global Luxury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A 1'과 '한국투자럭셔리증권투자신탁 1(주식)(A)'이 최근 1주일 동안 9~10%의 수익을 냈다.

전문가들은 명품은 경기 침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경기 회복기에는 더욱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유럽 재정위기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경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대학교 기숙사 건립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안정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기숙사펀드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서 기숙사 건물을 설립, 15∼20년 동안 운영권을 갖고 수익을 내는 구조다. 보통 기숙사펀드는 입실률이 75~80%를 넘으면 예정된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돼 있는데 최근 대학가 전세난으로 방값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고 가격이 싼 대학 기숙사에 입주 희망자가 몰리는 상황이다.

건국대 기숙사 건립에 투자한 '산은건대사랑특별자산'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5~6%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고, 매년 7~8%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동양강남대기숙사특별자산'펀드도 매년 7%대의 수익률을 올리며 현재 설정 후 수익률이 50%가 넘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