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푸드 시대, 한국인 밥상에는 채소-과일 '흉년'"

채소와 과일이 형형색색인 것처럼 현대인의 밥상도 컬러 푸드 시대를 맞았다. 이 컬러 푸드에는 암과 만성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영양소가 있다. 이 다양한 영양소에 또다른 영양소로 주목되는 것이 있다. 바로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 식물영양소인 파이토뉴트리언트는 자외선과 같은 외부 공격, 물리적인 스트레스, 산화 등으로부터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생리활성물질. 채소와 과일의 초록색, 주황색, 빨간색, 보라색, 흰색 등 식물 고유의 색깔 속에 함유돼 있고, 2500여가지에 이른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물, 비타민, 무기질에 이어 ‘7대 영양소’로 부르기도 한다. 파이토뉴트리언트는 1980년대 초 발견됐지만 요즘 들어 인체 내에서 비타민 등 여러 영양소 못지 않게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점이 강조되는 상황이다.하지만 한국식품과학회 관련 연구에 따르면 국민 100명 중 6~7명만이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돼 전통적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는 인식과는 달리, 현대인의 채소와 과일을 통한 영양 섭취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연구 결과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이행신 박사와 숙대 성미경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4기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한 ‘한국인의 채소 및 과일 섭취량과 파이토뉴트리언트’의 섭취 실태 분석’에 따른 것. 이행신 박사는 “이 연구는 각종 심혈관 질환과 암 등 만성질환 예방식으로 채소와 과일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 때, 채소 및 과일의 섭취량뿐 아니라 컬러 푸드 섭취 기준을 동시에 제안한 최초의 시도(연구)였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에 대한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하루 평균 섭취량, 채소 252.2g 과일 141.3g..과일은 女가 男보다 더 먹어 국민의 하루 평균 채소 섭취량은 252.2g이며, 과일은 141.3g으로 조사됐다. 이를 각각 김치 등 염장(鹽藏, Salting) 채소와 가당쥬스 등을 빼면 채소 151.4g, 과일 141.0g를 먹는 것으로 집계됐다 채소 섭취의 경우 김치를 통한 섭취 의존도가 무척 높다. 남녀 성별로 보면, 남녀 간 채소와 과일 섭취량의 차이가 있어, 그 중 과일은 여성(157.5g)이 남성(121.5g)보다 더 섭취량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연령별 채소의 섭취량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점차 증대하지만, 과일의 경우 연령별 섭취량의 편차가 심해 특히 13~19세(87.0g)의 청소년과 20~29세(101.1g) 청년기의 섭취량이 떨어져, 성장기의 과일 섭취 실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4명 중 3명은 채소나 과일 권장섭취량 못 미쳐..30세 미만, 기준 이하 이 연구에서는 채소 및 과일의 하루 섭취량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채소 및 과일 1일 권장량 이상을 섭취하고 있는 지도 조사됐다. 총 8631명의 표본집단 중에서 28.4%만이 채소의 1일 권장량을, 또 23.4%만이 과일 1일 권장량 이상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채소와 과일 상관없이 1일 권장량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25.4%로 총 2,179명이었다. 채소와 과일 1일 권장 섭취량을 모두 만족하는 사람은 6.7%에 불과했다. 연령에 따른 채소•과일 영양균형 또한 연령대별로 차이가 심했다. 1~2세(1.3%), 3~6세(2.5%), 13~19세(3.1%), 20~29세(4.3%)가 전체 평균 이하 집단인 것으로 집계됐다.1일 평균 채소와 과일 섭취량은 한국영양학회 ‘한국인 영양섭취 권장기준(2010.9)’에서 권장한 채소와 과일 ‘1회 섭취분량(Serving)’을 농촌진흥청의 기능성성분표(2009)에 제시된 채소와 과일로부터 얻어야 하는 ‘1일 필요 칼로리(kcal)’를 곱해 얻어진 ‘채소와 과일로부터 얻어진 권장열량(Energy Recommendation from Fruit & Vegetables’) 값이다. 하얀색-노란•오렌지색-보라색-녹색류 순 섭취..빨간색은 가장 적어한국인의 채소와 과일의 색깔별  섭취 실태로는 우리나라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채소와 과일은 하얀색(White)류인 마늘, 양파, 무 등으로 32.9%가 기준 이상 섭취했다. 하얀색에 이어, 노란색 및 오렌지색(Yellow-Orange) 29.2%, 보라색(Purple) 12.6%, 녹색(Green) 8.6% 순이었고 빨간 고추 등 빨간색(Red)류는 오히려 가장 적은 7.4%만이 기준 이상을 섭취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행신 박사는 “이 연구는 무엇보다 색깔별 채소와 과일 섭취 기준과 섭취 실태 간 발생하는 차이(Gap)에 중점을 둔다”며 “이는 우리 국민이 영양적으로 의미있는 충분한 양의 5가지 색깔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챙겨먹지 않은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이 박사는 “채소와 과일의 섭취량이 영양섭취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현대인의 식생활에 균형이 깨졌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이들 식물영양소는 비타민, 미네랄 만큼 중요한 영양소로, 건강한 식생활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도 충분한 양의 5가지 색깔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