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EU 수출 줄어… '세계의 성장엔진' 중국 경제 흔들리나
입력 : 2011.10.17 03:01
내년 1분기 7%대 성장 전망… 2013년 이후 경착륙 주장도
4분기 주택가격 하락세 예상, 물가 때문에 경기부양 힘들어… 중국 성장률 1%p 떨어지면 한국 성장률도 0.5%p 낮아져
국경절 연휴인 지난 4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상하이 인근의 경공업 도시 원저우(溫州)를 방문했다. '중국의 유태인'이라 불릴 정도로 경제 감각이 탁월한 원저우 상인들이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지역 중소기업의 40%가 도산 위기에 빠지고 사채의 늪에 허우적거리다 야반도주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 총리는 원저우 기업인들과 긴급 좌담회를 여는 등 위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최근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국 경제에 심상치 않은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국의 과도한 고정자산 투자가 부실해지면서 중국 경제는 2013년 이후 경착륙(큰 충격을 동반하는 경기침체)할 수 있다"고 주장할 정도다.
◇중국, 내년 1분기엔 7%대 성장 전망도 나와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중국 경제성장률이 각각 7.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도 내년 1분기에 중국이 7.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10.4%), 올 2분기(9.5%) 성장률과 비교하면 2~3%포인트 하락하는 셈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 유럽의 재정위기가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8월까지 EU와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율이 각각 18.4%, 15.1%를 기록해 작년(대EU 31.7%, 대미 28.3%)보다 크게 둔화됐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7.1%로 전달(24.5%)보다 7.4%포인트 떨어지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올해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20%, 내년엔 10%로 작년(31%)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GDP의 29%를 차지하는 수출이 저조해지면서 전체 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는 물가 때문에 중국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도 없다. 9월에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1%였다. 올 들어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물가 목표치(4.0%)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고, 최근 4개월 동안엔 내리 6.0%를 웃돌았다.
최근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중국 경제에 심상치 않은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국의 과도한 고정자산 투자가 부실해지면서 중국 경제는 2013년 이후 경착륙(큰 충격을 동반하는 경기침체)할 수 있다"고 주장할 정도다.
◇중국, 내년 1분기엔 7%대 성장 전망도 나와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중국 경제성장률이 각각 7.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도 내년 1분기에 중국이 7.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10.4%), 올 2분기(9.5%) 성장률과 비교하면 2~3%포인트 하락하는 셈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 유럽의 재정위기가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8월까지 EU와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율이 각각 18.4%, 15.1%를 기록해 작년(대EU 31.7%, 대미 28.3%)보다 크게 둔화됐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17.1%로 전달(24.5%)보다 7.4%포인트 떨어지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올해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20%, 내년엔 10%로 작년(31%)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GDP의 29%를 차지하는 수출이 저조해지면서 전체 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는 물가 때문에 중국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도 없다. 9월에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1%였다. 올 들어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물가 목표치(4.0%)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고, 최근 4개월 동안엔 내리 6.0%를 웃돌았다.
◇4분기에 주택가격 하락세 예상
중국 내에서 전달보다 주택가격이 떨어진 도시 수가 올 1월엔 2개에 불과했는데, 8월 들어선 26개로 늘어났다. 중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15배 정도로, 싱가포르나 다른 신흥국에 비해 2배쯤 된다. 베이징의 PIR은 도쿄의 22배다. 중국의 집값에 거품이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오는 4분기 중 중국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부동산개발 업체들의 신규분양 실적은 지난 8월에 처음으로 작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고, 9월엔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내년에 중국 부동산 판매량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선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증권은 "부동산 경기 급랭은 부동산 세금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 지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미국보다 중국 경제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예금으로 집을 사는 중국의 특성상, 미국처럼 부동산 거품이 급격하게 꺼질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주택 구입자가 파산해도 부실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확률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방정부 부채, 은행 부실로 옮겨갈 우려
작년 말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는 10조7100억위안(약 1940조원)에 달한다. 중국 전체 GDP의 27%쯤 된다. 이 돈은 최근 3년간 도로 등 인프라 확충에 집중 투자됐다. 연말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지방정부 채무의 약 40%에 해당하는 4조5000억위안(약 810조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대신증권은 지방정부 부채의 30%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지방정부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갚지 못하면 지방정부에 돈을 빌려준 중국 은행들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방정부에 빌려준 돈이 부실해지면, 중국 전체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이 현 1% 수준에서 최고 12%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진다면 우리나라 성장률도 0.3~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중국과 워낙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단기적으로 중국발 충격이 발생하면 피할 방법이 많지 않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동남아 등 다른 신흥 시장을 개척해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 전달보다 주택가격이 떨어진 도시 수가 올 1월엔 2개에 불과했는데, 8월 들어선 26개로 늘어났다. 중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15배 정도로, 싱가포르나 다른 신흥국에 비해 2배쯤 된다. 베이징의 PIR은 도쿄의 22배다. 중국의 집값에 거품이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오는 4분기 중 중국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부동산개발 업체들의 신규분양 실적은 지난 8월에 처음으로 작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고, 9월엔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내년에 중국 부동산 판매량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선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증권은 "부동산 경기 급랭은 부동산 세금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 지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미국보다 중국 경제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예금으로 집을 사는 중국의 특성상, 미국처럼 부동산 거품이 급격하게 꺼질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주택 구입자가 파산해도 부실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확률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방정부 부채, 은행 부실로 옮겨갈 우려
작년 말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는 10조7100억위안(약 1940조원)에 달한다. 중국 전체 GDP의 27%쯤 된다. 이 돈은 최근 3년간 도로 등 인프라 확충에 집중 투자됐다. 연말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지방정부 채무의 약 40%에 해당하는 4조5000억위안(약 810조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대신증권은 지방정부 부채의 30%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지방정부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갚지 못하면 지방정부에 돈을 빌려준 중국 은행들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방정부에 빌려준 돈이 부실해지면, 중국 전체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이 현 1% 수준에서 최고 12%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진다면 우리나라 성장률도 0.3~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중국과 워낙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단기적으로 중국발 충격이 발생하면 피할 방법이 많지 않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동남아 등 다른 신흥 시장을 개척해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