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줌마의 로맨틱 코미디, 유쾌한 웃음·눈물 쏟아집니다

배우 김해숙에게 따라붙은 별칭은 '국민 엄마'다. '정 때문에'(1996~1997년), '그 여자네 집'(2001년), '부모님 전상서'(2004~2005년), '인생은 아름다워'(2010년) 등 안방극장을 제패했던 주말 드라마에서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어머니 역할을 맡아 감칠맛 나고 농익은 연기력으로 국민적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그런 김해숙이 한층 변화무쌍한 '국민 엄마'로 다시 시청자들과 만난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창사특집 주말드라마로 오는 12월부터 방영될 36부작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 이 드라마에서 김해숙은 위기에 처한 가정뿐 아니라 이웃까지 보살피고 달콤한 늦사랑에도 빠지는 50대 아줌마인 주연 '고봉실'역을 맡았다.

고봉실의 연인 '데이비드 김' 역은 중후하고 세련된 남성미로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안방극장에서 요즘 가장 바쁜 중년 남자 배우가 된 천호진. 그야말로 '연기의 달인'끼리 만난 셈이다. 13일 광화문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인간미 물씬하면서도 캔디보다 더 달콤한 사랑 얘기를 기대하시라"고 했다.

주연 김해숙은 "배우로서 자존심을 건 대표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 여자가 좌충우돌하며 홀로 모든 것을 이뤄나가는 정말 아름답고 예쁜 드라마예요. 올인을 할 만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천호진도 드라마에 대해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진짜 연기 선수들이 시청자들과 울고 웃으며 만든 사람냄새 나는 유쾌한 드라마'라는 기획의도가 마음에 들었어요."

애 딸린 홀아비에게 시집와 경남 남해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억척스럽지만 소박하게 살아온 쉰다섯의 아줌마 고봉실. 남편이 자살로 의심되는 죽음을 맞으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한순간 뒤죽박죽이 된다. 남편의 숨겨진 빚을 한꺼번에 떠안게 되고, 몰랐던 남편의 여인까지 뒤늦게 나타난다. 절망의 나락 속에서도 위기에 처한 불법체류 이주노동자를 정성껏 돌봐주고 보답으로 얻은 신비의 약초를 팔아 빚을 갚을 요량으로 찾아간 곳은 서울에서 가장 이국적이면서도 다앙한 계층의 사람이 모인 이태원. 따뜻한 마음씨와 강인한 생활력을 모두 갖춘 고봉실은 이태원 이웃들의 고민을 풀어주며 그들의 '엄마'가 되어가는 동시에 이태원의 밤을 장악하고 있는 큰손 데이비드 김과 달콤한 사랑을 이뤄간다.

'앞집 여자' '두 번째 프러포즈' 등의 히트작품을 썼던 박은령 작가가 극본을, 대작 '태왕사신기' '탐나는 도다' 등을 통해 완성도 높은 영상을 선보였던 윤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아이돌 그룹 f(x)의 루나가 고봉실의 둘째 딸 서인영 역을 연기하고, SS501의 김규종은 서인영과 멜로 라인을 만들어가는 비보이 '니키' 역할을 맡았다. 트랜스젠더 연기자인 최한빛이 극 중에서도 트랜스젠더가 된 이웃 마을 청년 범수 역을 연기한다. 고봉실의 남편과 시아주버니역에는 각각 최일화와 독고영재가 나오고, 홍석천·하리수 등도 이태원의 이웃으로 출연한다.

한 작품에서 만난 것이 처음이라는 두 사람은 "우리가 만들어갈 알콩달콩한 사랑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김해숙은 "엄마도 여자예요. 제 또래 중년 여성을 대신해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싶다"고 했고, 천호진은 "이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다. 드라마로 성공하기 정말 어려운 분야인데, 경륜 있는 연기자들이 만나면 다르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드라마는 고봉실 아줌마가 역경을 이겨내고 사랑을 이뤄가는 이야기를 큰 축으로 하고, 낳은 정(情)과 기른 정의 충돌,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의 고뇌, 성적 소수자와 외국인 노동자 같은 소외 계층 이야기도 다룬다. 두 사람은 "시청률에 연연해 막장으로 치닫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손을 맞잡았다.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동화 같은 얘기예요. '착한 드라마'도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드리겠습니다."(천호진)

"자극적이지도 원초적이지도 않은 수준 높은 드라마를 기대하세요."(김해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