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자신의 기록 경신
일본 나가노(長野)현 이다(飯田)시에 사는 회사원 곤도 시게루(近藤茂·56)씨가 직접 조립한 개인용 컴퓨터(PC)를 이용해 원주율(원의 지름에 대한 원 둘레 길이의 비)을 소수점 이하 10조 자리까지 계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교도(共同)통신이 전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원주율을 소수점 이하 5조 자리까지 계산해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이번에 자기 기록을 깼다.
곤도씨는 직접 조립한 48테라바이트(TB·테라는 1조) 하드디스크 용량의 PC로 작년 10월 기록 경신을 위한 계산을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미국 대학원생 알렉산더 리(23)가 만든 계산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다. 24시간 컴퓨터를 가동해 계산했는데, 작업 중 하드디스크가 고장 나 10여 차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6개월보다 기간이 2배로 길어졌다.
곤도씨는 현지 신문 인터뷰에서 "3·11 대지진으로 전력난이 심해져 한때 자가발전기 설치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부인 유키코(54)씨는 "PC에서 나오는 열기로 방안 온도가 섭씨 40도 가까이 올라가 빨래를 즉시 말릴 수 있어 좋았지만 매달 전기료로 3만엔(약 45만원)이나 내야 했다"고 말했다. 신기록을 작성한 곤도씨는 "일단 휴식을 취한 뒤 소수점 이하 20조 단위까지 계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기네스북 등재 신청비(11만엔·약 162만원) 문제로 20조 단위 계산 기록을 세운 뒤에도 등재할지를 놓고 부인과 상의 중이다. 다만 신청할 경우, 계산 프로그램 개발자인 알렉산더 리의 이름도 올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