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릴 기업·인수 기업, 주가 동반상승

새 주인 찾기에 나선 '활어(活魚)주'와 이들을 낚으려는 '강태공(姜太公)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이 이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진 아이마켓코리아는 17일 5.0% 상승한 1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매각 기대감에 아이마켓코리아는 이달 들어 13.0% 올랐다.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커진 하나금융지주도 최근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을 웃돌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수·합병(M&A) 소식이 전해지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기업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면 경영 환경이 안정되며 매출이 증가할 수 있고, M&A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M&A 이슈가 불거진다고 모두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인수 가능성과 인수에 따라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를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각 절차 진행되는 M&A株 강세

삼성그룹이 연내 매각을 완료할 방침인 아이마켓코리아와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는 인터파크 주가는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사(兩社)의 만남으로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에 두 개 종목에 투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증권의 김경기 연구원은 "아이마켓코리아의 매각이 가시화된 것이 최근 주가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아이마켓코리아 입찰에 참가한 5개사(社) 중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아이마켓코리아를 인수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아이마켓코리아는 인터파크의 인터넷 쇼핑몰 인프라와 사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커진 하나금융도 강세다. 이달 들어 하나금융지주는 11.4% 상승하며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5.4% 올랐다.

상당수 전문가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차질없이 진행돼 이르면 연내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 309조원으로 업계 4위 금융그룹이 탄생한다. 투자자들은 이 거대한 금융그룹이 탄생하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닉스, 매각 이슈에도 주가 부진

반면 '공룡 매물'로 꼽히는 하이닉스는 1년4개월 만에 매각 일정이 재개됐지만, M&A 이슈를 주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하이닉스는 2.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자산 16조원에 이르는 거대한 하이닉스를 끌어안을 인수자가 마땅치 않아 인수 과정이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하이닉스가 M&A 이슈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SK텔레콤과 함께 하이닉스 인수전(戰)에 참여했던 STX그룹이 인수 결정을 철회하며 매각 일정이 다소 지연됐고, 이에 따라 하이닉스 인수전이 또다시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