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없는 6·25 전사자, 형제에게 보상금 추진

한나라당과 정부가 6·25 전사자 보상금을 2002년 제2 연평해전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은 6·25 당시 보상금 지급액(5만환)을 현재 액면가로 단순 환산한 보상금 5000원이 턱없이 적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보훈처는 지금까지 6·25 전사자 보상금을 계산하면서 6·25 이후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지 않은 채 화폐개혁 당시의 '10환=1원'으로 단순 환산해 계산했다. 기준이 된 5만환은 1951년 2월 제정됐으나 이미 폐지된 구(舊) 군인사망급여금 규정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날 5만환을 기준으로 삼되 6·25 이후 물가 상승률을 적용한 380만원(금값 기준)을 보상금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 50년 이상 전사 통보를 받지 못해 국가유공자 지원 혜택조차 받지 못한 유족에게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부딪혔다. 제2 연평해전 수준(계급별로 3100만~5700만원)을 대안으로 제시한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6·25 때와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력 차이를 감안할 때 5만환이란 금액에 얽매일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렇게 인상할 경우 베트남전이나 파병 등 6·25 이후 발생한 전사 군인에 대한 사망 보상금 사례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25 이후 전사자 사망 보상금은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6년에는 '12개월치 봉급'이었는데, 이는 제2 연평해전 전사자 보상금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6·25 전사자 사망 보상금을 파격적으로 인상할 경우 베트남전 유가족이 반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제2 연평해전 수준으로 인상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사망 보상금을 받게 될 유족이 생각만큼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망 보상금을 받게 될 대상자는 아직까지 연고를 찾지 못한 전사자 1만8000여명의 유족인데, 6·25 이후 시간이 많이 흘러 이들의 유족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 유가족을 찾게 되는 6·25 전사자는 형제·자매에게도 유족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행 군인연금법에 따르면 전사자의 직계 존·비속이 아닌 형제·자매는 보상금을 받을 수 없다.